[취재후 Talk] 민주당 의원은 "약간 친북"이라는데…조총련 사이트는 '차단'
홍혜영 기자 | 2023.09.06 15:53
장 최고위원은 지난 5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지금 조총련을 간첩단체라고 정부 여당은 주장하는 거냐"면서 "약간 다소 친북 성향이 있다 이 정도인데 그걸 가지고 문제 삼느냐"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민주당 의원은 미국 공화당 행사에 가면 안 되느냐"고도 했는데요. 어차피 외국 국적 단체인데 성향이 무슨 상관이냐는 뜻입니다.
조총련을 어떤 단체로 봐야 할지, 장 의원 말대로 "약간 친북 성향인 단체"가 맞는지 따져 봤습니다.
◇ 조총련 홈페이지 가봤더니…
조총련의 전신은 1945년 세워진 재일본조선인연맹입니다. 이후 1955년 북한의 '해외 공민단체'로 조총련이 출범했습니다. 북한과 일본에서는 조선총련 또는 총련이라고 부릅니다.
조총련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국가보안법에 따라 유해 정보로
분류돼 차단됩니다.
하지만 자신들의 성격을 '북한의 국가적, 법적 보호를 받는 해외동포 단체'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정부가 공인한 민단(재일본대한민국민단)과는 확실히 다르죠.
또 강령에도 "북한을 열렬히 사랑하고 옹호하며 합병 합작과 교류 사업을 강화하여 나라의 부강 발전에 이바지 한다"고 명시해놨다는 게 우리 정보당국의 분석입니다.
▲ 접속 차단된 조총련 홈페이지
◇ 북한 정권과 관계는?
우리 국회의원격인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687석 가운데 5석을 조총련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역대 조총련 의장은 사후에 평양 애국열사릉에 안장됐습니다.
이들은 김정은을 원수님, 김일성과 김정일을 대원수님이라고 부르며 충성을 맹세합니다. 허종만 조총련 의장은 2020년 2월 국기훈장 1급과 로력영웅 칭호를 받기도 했습니다.
◇ "조총련은 과거 북한의 핵심 자금줄"
조총련은 일본 안의 작은 북한이라고 불릴 정도로 세가 대단했는데요. 한 때 조직원 53만 명을 넘기도 했습니다. 재일교포 북송 사업을 벌이고 설립 초기부터 북한에 자금을 지원해왔습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때 북한예술단을 싣고 입항한 만경봉 92호는
조총련이 성금을 모아 1992년 김일성 80세 생일에 선물한 배였는데요. 이 배가 일본과 북한을 오가며 조총련계 현금을 북한에 전달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일본 정부는 2006년 북한이 핵실험에 나서자 만경봉호의 입항을
금지시켰습니다. 조총련이 북으로 보낸 돈이 북한의 핵개발에 쓰인다는 게 일본 정부의 판단이었습니다.
남성욱 고려대학교 통일외교학부 교수는 "조총련은 과거 일본 내 자금이 평양으로 들어가는 통로였다"면서 "당시 조총련은 북한의 자금줄이자 해외 최대의 친북 전진기지"라고 말했습니다 .
◇ 예전 같지 않은 조총련
안 그래도 젊은 세대 이탈이 심했던 조총련은 일본 정부의 대북제재로 조직이 크게 위축됐습니다.
특히 2016년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북한 국적자 입국 금지, 북한 선박 상륙 금지 등 추가 제재가 실시되면서 조총련의 입지가 극도로 좁아졌습니다.
한 때 50만 명이 넘었던 조총련의 회원 수는 현재 6만~7만 명으로 추산되는데요. 일본 총무성 통계에 따르면 이 가운데 북한 국적(조선적)은 2015년 말 3만3939명에서 지난해 말 2만5358명으로 9000명 가까이 줄었습니다.
북한 국적이 아닌 나머지는 일본 국적이거나 대한민국 국적입니다.
신정화 동서대학교 아시아캠퍼스학과 교수는 "아베 때 조총련이 굉장히 타격을 입었고 경제적으로 거의 기아 직전까지 갔다"고 설명했습니다.
◇ 조총련에 대한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은?
1970년 대법원은 판결문에 조총련을 반국가 단체라고
규정했습니다. 굳이 50년 전 판결문까지 거슬러 올라가지 않아도 남북교류협력법 제30조에는 '북한의 노선을 따르는 국외단체 구성원은 북한 주민으로 본다'고 돼 있습니다. 사실상 조총련을 염두에 두고 만든 조항입니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은 아니지만 조총련이라는 단체가 북한과 동일한 노선의 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와 접촉할 때도 당연히 신고가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그 조항이 들어갔다"고 설명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에 올 때도 남북교류협력법 절차에 따라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북한 사람이 한국에 오는 것과 마찬가집니다.
장경태 최고위원의 말대로 조총련을 "약간 친북 성향이 있는 단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뉴스제보
이메일(tvchosun@chosun.com)
카카오톡(TV조선제보)
전화(1661-0190)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