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병상 단식, 체포동의안 표결에 미칠 영향은?
서주민 기자 | 2023.09.18 21:16
[앵커]
예상은 했습니다만 이재명 대표의 단식을 둘러싼 여야의 기싸움, 수싸움이 아주 극적으로 전개되는 것 같습니다. 전면적인 국정 쇄신이라는 이 대표의 단식 명분 자체가 이미 이런 결과를 예상케 하긴 했지요? 여야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그리고 앞으로 정국은 어떻게 펼쳐 질까요? 정치부 서주민 차장에게 물어보겠습니다.
검찰의 구속 영장 청구와 이 대표의 병원 이송이 같은 날이다, 이건 우연일까요?
[기자]
이 대표가 의도했는지는 알 수 없겠죠. 다만 이 대표가 단식을 시작했던 8월 31일 상황을 돌아보면, 당시 이 대표는 대북송금 의혹으로 검찰과 소환 일정을 두고 신경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9월 셋째주에 출석하겠다고 했습니다.
[앵커]
9월 셋째주면 지난 주인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지난 9일에 1차로 출석 때 조서 날인을 거부하면서 결국 지난주 12일에 마지막으로 출석하게 됐고, 검찰은 소환조사를 마무리하면서 오늘 영장을 청구했죠. 결국, 이 대표 측이 원하던 시간표대로 흘러왔다는 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앵커]
이 대표가 단식을 시작한 날, 서 기자가 적어도 정치적 효과는 기대해볼 수 있을 거라고 전망했었는데, 실제로 그런가요?
[기자]
이 대표가 요구했던 것 중에 이뤄진 건 하나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 대표 개인적으로만 본다면 정치적 이익이 분명히 있습니다. 단식 전 이 대표는 사면초가 상황이었습니다. 사법리스크는 물론, 혁신위 파행 등으로 비명계로부터 사퇴요구까지 받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건강이 악화된 모습이 지속적으로 노출되면서 이 대표와 각을 세우는 목소리가 잦아들었습니다. 또 이 대표 스스로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해서 체포동의안도 가결시킬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는 주장이 많았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습니다.
[앵커]
분위기가 달라졌다면 서 기자는 체포동의안 표결이 부결될 것으로 보는 겁니까?
[기자]
친명계인 박찬대 최고위원은 오늘 '부당한 정치수사인 만큼 (부결로) 방향은 이미 정했다', '의원들을 설득하는 것만 남았다'고 말했습니다. 또 앞서 보셨지만 강성 지지층이 의원들 한명 한명에게 문자를 보내면서 부결을 압박하고 있는데, 여기에 친명계뿐 아니라, 친문, 친이낙연계 의원들도 동조하는 상황입니다. 다만, 가결표를 누르겠다는 비명계 의원들도 여전히 없진 않고, 무기명 투표라는 점도 변수가 될 순 있습니다.
[앵커]
체포동의안 표결은 현재로선 21일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거죠?
[기자]
그렇습니다. 20일에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보고 되고 21일 본회의 때 표결될 가능성이 유력합니다. 만약 민주당이 표결 자체를 거부한다면 다음 본회의가 잡혀있는 10월 31일 이후로 넘어가게 됩니다. 하지만 방탄 역풍이 길어진다는 게 부담이기 때문에 쉽지 않은 선택이긴 합니다.
[앵커]
만약 체포동의안이 부결된다면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체제로 총선을 치르게 되나요?
[기자]
그렇습니다. 검찰은 불구속 상태로 기소할 가능성이 높고요. 그렇게 되면 법원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 당 대표 직을 수행할 수 있고, 당연히 내년 총선에서도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습니다. 내년 총선에서 친명계가 얼마나 국회에 입성하느냐에 따라 차기 대선 등 이 대표의 정치적 입지가 달라지기 때문에 비명계 쪽에선 이른바 '공천 학살'을 우려하는 상황입니다.
[앵커]
내년 총선을 준비해야하는 여당도 머리가 복잡하긴 마찬가지겠어요?
[기자]
여권에선 겉으론 이재명 체제가 유지되는 게 불리할 건 없다고는 합니다. 다만, 그렇더라도 다양한 '경우의수'에 대비해 총선 전략을 짜야 하는 만큼 반길 수만도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마지막으로 짧게 물어보죠. 이 대표가 여의도에서 거리가 먼 녹색병원으로 옮긴 게 주목을 많이 받았어요?
[기자]
녹색병원장이 이 대표와 개인적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경기지사 시절인 2021년 당시 정일용 녹색병원장을 경기의료원장에 임명했고, 지난 7월에는 현 임상혁 병원장이 오염수 반대 단식 농성을 했던 민주당 우원식 의원과 정의당 이정미 대표를 직접 찾아가 진료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친분이 있으니 안정감을 위해 찾았을 순 있지만, 좀 의아해 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더군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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