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통일장관 "北, 서울 거치지 않고 도쿄·워싱턴으로 못 가"

이태형 기자 | 2023.09.29 14:45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에 '뒷문'을 열어주고 있다"며 "기존 대북제재가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29일 보도된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국제 사회의 대북제재를 약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김 장관은 유엔 안보리 거부권을 행사하는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 없이 유엔 차원의 대북제재 강화가 어려운 점을 지적하며 독자 대북제재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정부가 북한이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행동하도록 계속 허용한다면 한·미·일 간 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 정부는 이에 중국이 무기 개발과 관련해 북한에 압력을 가하도록 설득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 장관은 "한·미·일 3국간 안보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며 "북한은 서울을 거치지 않고는 도쿄나 워싱턴으로 갈 수 없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최근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 가능성도 언급하며 "만약 러시아의 대북 군사적 지원이 우리의 안전을 위협한다면 더 강력한 조치를 고려할 것"이라 경고했다.

더 강력한 조치는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국은 우크라이나에 직접 무기를 판매하는 방식 대신 미국 및 폴란드와 같은 줄어든 군수물품 비축량을 보충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김 장관은 독일 통일 33주년 기념식에 정부대표로 참석하고 북한 비핵화 방안을 논의하고 위해 28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영국과 독일을 방문하고 있다.

FT는 김 장관의 의견과 달리 한국이 중국과 러시아에 제재를 이행하도록 압박할 수 없다는 전문가 의견도 다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FT에 "북한 경제는 중국과 러시아에 매우 의존적이어서 제재 시스템은 중국과 러시아의 참여 없이는 효과적이지 않다"며 "제재만 고수하는 대신 평양을 설득하기 위해 정책과 전략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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