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야?!] 못 믿을 전자개표기?
이채림 기자 | 2023.10.15 19:40
앵커>
뉴스야 시작합니다. 정치부 이채림 기자 나왔습니다. 첫번째 물음표부터 볼까요?
기자>
네, 첫번째 물음표는 "못 믿을 전자개표기?"로 하겠습니다.
앵커>
국가정보원이 선관위의 전자개표기가 해킹에 취약하다는 점검 결과를 발표했는데 정말 믿어도
되는 겁니까
기자>
국정원도 여러 차례 강조했지만, 해킹에 취약하다는 게 곧 선거시스템에 해킹이 있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보안 전문가들도 해킹 가능성이 곧 부정 선거 가능성은 아니라고 강조합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전자적인 장비 더하기 사람의 수작업이 합쳐져서 선거가 이뤄지거든요. '투표 분류기나 전산 시스템의 취약점이 선거 조작이랑 연결된다' 이렇게 연결 짓는 건 너무 과도하다는 거죠."
실제로 전자개표기는 개표 시간을 줄이기 위해 1차적인 분류 작업에만 사용할 뿐이고, 실제 개표는 선거사무원들이 하나하나 확인합니다. 엄밀히 말하면 전자개표가 아닌 수개표란 뜻입니다.
앵커>
그런데도 불신을 갖는 분들이 많은 건 사실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전자개표기가 도입된 건 지난 2002년입니다. 도입 당시에도 '믿을 수 없다'는 여론이 있었고요. 이후 통합선거인 명부를 활용한 사전선거까지 도입되면서 선거 사무에 IT기술 의존도가 높아졌고, 음모론도 많아졌습니다. 18대 대선 땐 김어준씨가 개표 프로그램이 해킹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문재인 당시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는 사실 확인도 되지 않은 내용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했던 게 대표적이고요. 21대 총선 땐 현 여권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부정선거 의혹이 일었습니다.
앵커>
다른 나라는 이런 논란이 없습니까?
기자>
공교롭게도 국내 기업이 만든 전자개표기가 외국으로 수출됐다가, 해당 국가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인 적이 있습니다. 2018년 이라크는 한국산 전자개표기 7만 대를 총선 개표에 도입했다가, 부정선거 의혹이 일며 재개표를 했습니다. 같은해 콩고 대선에서도 우리나라 전자투개표기를 활용한단 계획을 발표했는데, 집권세력이 결과를 조작하려 한다는 의혹이 일자, 국제사회가 이를 활용하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니키 헤일리 / 前 주UN미국대표부 대사 (2018년 8월)
"콩고 정부는 유권자들에게 종이투표지를 사용하도록 하고 개표에도 과거와 동일하게 수개표로 해야 합니다."
키르기스스탄에서는 한국산 전자개표기 사용 이후 부정선거 의혹으로 대통령이 하야했습니다. 이는 한국산 개표기의 문제라기 보단 부정적 여론이 커질 것에 대한 고려 없이 전자개표기를 도입한 탓이 컸다고 봐야 할 겁니다.
앵커>
이 나라들은 민주주의가 덜 성숙한 곳이란 공통점이 있네요. 선진국들은 어떤가요?
기자>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는 '전자투개표기의 하자, 조작 여부를 알아차리기 매우 어렵다'는 유권자들의 우려가 있다며, 선거 과정에서의 전자기기 사용을 '위헌'이라고 판결했습니다. 프랑스도 전자투표를 도입했다가 정보기관이 해킹의 위험이 있다고 우려하자 전자투표 도입을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첫 번째 물음표 정리해보죠.
기자>
첫 번째 물음표 "못 믿을 전자개표기?"의 느낌표는 "선거의 꽃은 신뢰!'로 정리해봤습니다. 선거를 흔히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하죠. 선거의 핵심은 결국 국민들이 그 결과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느냐일 겁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선거 관리를 어떻게 하는 것이 국민의 신뢰를 더 높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두번째 물음표도 볼까요?
기자>
네, 두번째 물음표는 "국감장에 '천공' 소환된 이유?"입니다.
앵커>
지난주 화요일부터 21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시작이 됐죠. 부처의 정책을 살펴보는 국감 자리에 웬 역술인 이야기인가요?
기자>
민주당 김성환 의원이 정부의 연구개발 예산 삭감을 질의하며, 천공을 언급했는데요. 먼저 들어보시죠.
김성환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2일)
"천공의 영향을 받은 대통령이 (R&D예산을) 삭감한 거 아니냐 의심을 하고 있습니다. 정부 정책을 바꾸려면 천공부터 설득을 해야됩니까?"
지난 12일, 산자위 국정감사
"뭐 눈엔 뭐만 보인다고."
이철규 / 국민의힘 의원 (지난 12일)
"정치적인 목적으로 거짓으로 괴담을 만들고 유포하는 것은 그만해야겠는데…"
김 의원은 천공의 '과학자가 필요없다'는 발언까지 영상으로 틀었지만, 예산 삭감과 실제 어떤 관련성이 있는지 설명하지는 못했습니다.
앵커>
정부의 실정을 비판하더라도 합리적인 근거를 들어서 비판해야겠죠. 언제부터인가 국감이 정책 질의보단목소리를 높여 존재감을 키우는 방식으로 변질된 거 같아요.
기자>
네, 환노위에서도 여야 간사를 맡고 있는 임이자, 이수진 의원이 현 정부의 노동정책을 두고 언쟁을 벌이다, 말리려던 국민의힘 박대수 의원 실언에 사과를 요구하는 촌극이 빚어졌습니다.
박대수 / 국민의힘 의원 (지난 12일)
"임이자 간사님하고 이수진 간사님 여성 두 분이 어떻게 보면 환경노동위 망신 다 시키고 있어요, 지금."
이수진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2일)
"현장에서 겪었던 성차별이라든지 그때 어려움들이 떠올라서…바로잡아주시길 바랍니다."
박대수 / 국민의힘 의원 (지난 12일)
"여성 비하 발언 관련해선 제가 정중히 사과드립니다"
앵커>
아직 국정감사 일정이 남긴 했지만, 예전과 달리 새롭게 부각되는 큰 이슈가 없는 것 같은데 왜 그렇습니까?
기자>
이번 국감은 총선 전 마지막 국감입니다. 그렇다보니 여당은 부동산 통계 조작, 이재명 대표 수사에, 야당은 경기 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 등 상대당을 겨냥한 정치적 이슈를 부각시키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또 공천 문제 등 당내 현안에 집중하다보니 국감 준비가 부족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앵커>
두번째 물음표 정리해보죠.
기자>
네, 두번째 물음표 "국감장에 '천공' 소환된 이유?"의 느낌표는 "수준이하 국감은 이제 그만!"으로 정리해봤습니다. 그동안 국감이 정책 질의보단 '아니면 말고식' 정쟁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여러 차례 있었는데 올해 국감은 한 방은 커녕 그 절반인 '반방'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결국 내년 총선에서 국민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일을 할 인재를 뽑는 게 가장 중요하겠죠."
앵커>
이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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