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경복궁 '담벼락 테러'만?…곳곳 멍든 문화재
전정원 기자 | 2023.12.23 19:14
[앵커]
경복궁 담장에 스프레이 낙서를 뿌린 범인들은 잡혔지만 우리 문화재에 이런 상처를 남긴 건 황당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합니다. 돈을 준다고 해서, 또 장난을 치고 싶어서라고 하니, 관리 감독도 중요하지만 우리 문화재를 생각하는 의식을 짚어볼 필요도 있어보입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경복궁을 둘러 보니 곳곳에 크고 작은 생채기가 가득했습니다.
전정원 기자가 낙서로 멍든 경복궁에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리포트]
낙서 테러가 발생한 경복궁 담벼락은 '북극 한파'로 복구 작업이 중단돼 커다란 가림막에 가려진 채 서 있습니다.
스프레이 몇 통에 이렇게 쉽게 문화재가 훼손될 수 있다는 데 시민들은 놀랐습니다.
이창열 / 경기 고양시
“문화유산이 이렇게 망쳤다는 것에 깜짝 놀랐고 너무 속상했습니다.”
2011년 이후 발생한 문화재 훼손 5건 중 1건은 페인트나 스프레이를 이용한 낙서 테러였습니다.
그런데 경복궁에 난 상처는 담장 낙서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경복궁의 중심 근정전을 가 보니, 누군가 6년 전 그린 하트와 판박이 스티커를 붙였다 뗀 자국이 보기싫게 남았습니다.
사정전 돌담에는 분필로 쓴 낙서가 칸칸마다 쓰여 있습니다. 재미로, 또 추억을 남긴다며 여기저기 크고작은 낙서가 끊이지 않아 다 처리하기도 힘든 상황.
경복궁 관리 직원
“'XXX 왔다 감' 이런 부분은 한도 끝도 없지.”
문화재에 낙서를 하면 복구를 명령하거나 비용을 청구할 수 있고, 문화재가 손상될 경우 3년 이상 유기징역에 처할 수 있습니다.
스프레이 낙서 테러 이후 CCTV 설치 등 관리감독 강화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지만,
유승우 / 대전 대덕구
“저희 후손들한테도 물려줘야 할 문화재인데 이걸 장난이라고 하면 또 다른 테러가 또 일어날 수 있다 생각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문화재를 아끼고 사랑하는 시민의식 제고.
김민규 / 문화재청 전문위원
“글씨를 새기고 하는 행위들은 되돌릴 수 있는 걸 없애버리는 행위거든요.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짓궂은 장난을 하고 싶어" 경복궁 벽에 낙서를 했다는 20대 남성은 문화재보호법 위반으로 구속됐지만,
A씨 / 2차 경복궁 낙서범
“(아직도 예술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경복궁 담벼락 스프레이 낙서는 언제 원상 복구될지 기약도 없이 남았습니다.
뉴스7 포커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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