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정호의 오늘] 우주에서 바라본 빛과 어둠
윤정호 기자 | 2024.01.02 21:51
자연과 인간이 지구에 그려 놓은 작품들입니다. 인공위성이 우주에서 찍어 보낸 사진이지요. 무술을 단련하는 중국인들의 군무도, 놀라운 해상도로 잡아냅니다.
한밤중 위성 사진은 문명의 빛과 그림자를 아우릅니다. 그 명암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곳이 한반도입니다.
2014년 로이터가 '올해의 사진' 으로 뽑았던 미 항공우주국 사진 입니다. 북한은 평양쯤에 한 점 불빛을 띄운 채 어둠에 잠겼습니다. 휘황한 한국은 섬처럼 떠 있습니다.
테슬라 CEO 머스크가 한반도 위성사진을 공유하면서 다시 한 번 세계인의 눈길을 끌어당겼습니다. '낮과 밤의 차이' 라는 제목을 달아 제안도 했지요.
"미친 발상: 한 나라를 자본주의 반, 공산주의 반으로 나누고 70년 뒤 확인해보자."
그러자 미국 언론인이 댓글을 남겼습니다.
"기술 발전은 공산주의 존재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다."
하지만 어떤 나라를 상정해 두 체제로 나눠볼 필요도 없습니다. 분단 75년이 지난 한반도가 그 증거니까요.
서울은 30년이 채 안 되는 사이 천지개벽을 했습니다. 그런데 평양 대동강변은 1950년이나 60여년 뒤나 그대로입니다.
이번엔 북한의 선전 사진입니다. 김정은 집권 초기 평양의 병원 환자와 의료진이 돼지 족발을 들고, 감격에 겨워 웁니다.
김일성 생일 백 주년을 맞아 김정은이 하사한 선물입니다.
그 2~3년 뒤 강제노역에 동원된 어린이들입니다. 철도를 보수하느라 망치로 자갈을 깹니다. 산허리를 깎는 도로 확장 공사장에서 보자기로 돌 을 나릅니다. 파인 길을 메울 흙을 수레로 운반합니다.
새해 김정은이 연일 핵 협박에 나섰습니다. 남북 관계가 "전쟁 중인 교전국 관계"라며 "남조선 영토를 평정할 대사변 준비"를 지시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이 핵으로 얻을 수 있는 건 없습니다. 체제 유지도, 경제난 타개도 백해무익합니다. 먼저 주민들의 삶부터 돌아보기 바랍니다.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집무실 책상 유리 아래, 한반도 야경 사진을 깔아놓고 일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말하곤 했지요.
"북한을 설득하거나 억제하기 위해 한국이 더 강해져야 합니다."
바로 그 길이 북한의 오판을 막는 왕도이자 첩경입니다.
2024년 1월 2일 윤정호의 오늘, '우주에서 바라본 빛과 어둠'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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