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담차담] 동풍이 서풍을 이길 줄 알았는데…
지정용 기자 | 2024.02.22 09:00
첨단 방호 다 모여라! ⑩
소련에서 ZiS-150 트럭의 기술과 장비를 제공받았다. 3년이 지나 중국 최초의 자동차가 모습을 드러냈다. 인민해방(Jiefang)군의 트럭(Cargo), Jiefang CA-10이다. 1982년까지 100만 대를 생산했다. 말 타면 종 부리고 싶은 법. 마오쩌둥이 트럭을 처음 본 뒤 한 말은 이랬다. "언젠가 우리가 중국산 세단을 타고 회의에 참석할 수 있으면 좋겠다".
FAW는 설립 직후 해마다 소련 공장에 연수생들을 보냈다. 장쩌민은 이 가운데 한 명이다. 1년간 다녀와 창춘과 우한 공장의 책임자로 일했다. 덩샤오핑은 1976년 집권 이후 장쩌민을 중용했다. 미국과 수교 후 경제특구(SEZ)를 장려하는 위원회 부주석(차관)으로 임명했다. 1983년 국무원 전자공업부장(장관)에 올랐다. 1987년 상하이 서기장직과 중앙정치국 위원으로 선출되며 권력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마오쩌둥은 1949년 스탈린으로부터 선물받은 ZiS-115를 의전차로 썼다. 중국산 세단에 대한 열망이 강할 수밖에 없었다. FAW 창춘 공장의 다음 수순은 당연히 '하명 세단'이었다. 중역용과 지도자급을 구분해 개발했다.
FAW는 각국의 세단에 대한 정보를 끌어모았다. 중역용으로 프랑스 상카(Simca)의 '비데트(Vedette)'를 찜했다. 비데트는 당시 메르세데스-벤츠의 4기통 엔진을 장착하고 있었는데 '리버싱'했다. 동일한 성능을 얻기 위해 엔진을 모두 뜯어내 분석했다.
1958년 5월, 프로토타입을 선보였다. 중국 최초의 세단, 둥펑(東風·Dongfeng) CA71이다. 둥펑은 마오쩌둥의 1957년 모스크바 연설 "동풍이 서풍을 이길 것"이라는 말에서 따왔다. 1961년까지 30대를 제작했다. 전장 4560mm의 미드사이즈 세단이었다.
제사해운동은 '들쥐, 파리, 모기, 참새'를 없애자는 것이다. 우선 '곡물 도둑들'부터 퇴치하자는 심산이었다. 그런데 참새가 해롭기만 한가. 참새가 사실상 멸종한 자리에 메뚜기떼와 병충해가 창궐했다. 1960년에야 당 지도부는 참새가 해충을 잡아먹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집단농장도 마찬가지였다. 개인생산은 '반혁명'으로 찍혔다. 동기부여가 될 수가 없었다.
집 뒤뜰에는 토법고로를 지어 강철을 생산하게 했다. 거대한 제철 시설 없이도 철강부국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강철 제조에는 엄청난 기술과 지식이 필요하다. 이를 깡그리 무시하고 농민들에게 대장장이 역할도 하라는 '억지춘향'이었다. 여기서 나온 철이 제대로였을까. 불순물이 가득한 잡철이었다. '잡철 농기구'는 부러지고 휘어지고, 엉망이었다. 농사도 망(亡), 강철도 망(亡), 죽도 밥도 아니었다.
이들이 엎친데다 '가뭄 아니면 수해'가 덮쳤다. 첫 해부터 아사자(餓死者)가 속출했다. 마오쩌둥은 4년이 지난 1962년에야 실패를 공식 인정하고 국가주석직을 사임했다. 이 기간 중국 정부가 공식 발표한 아사자만 2158만 명. 학계는 5천만 명 가량으로 추정한다. 4년 남짓한 1차 세계대전 기간의 사망자가 2천여만 명이다. 같은 기간 두 배 이상의 중국인이 굶어죽었다. 처참했던 대약진운동은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규모의 원시공산주의의 실험'이었다.
마오쩌둥은 불안한 권력을 다잡으려고 대대적인 사상운동을 벌였다. 1966년의 문화대혁명이다. 1976년 마오쩌둥이 사망할 때까지 부르주아적인 것을 공격하고 혁명성을 점검했다. 경제와 사회안정을 내팽개치고 사상 검증에만 목을 맸다. '홍위병'은 오래된 관습·문화·습관·사상을 버려야 한다며 수많은 문화유산을 파괴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공자 묘지와 영락제 동상 등이 이 때 사라졌다. 이는 마오쩌둥 개인 숭배에까지 이르렀다. 이 시기 중국의 산업생산은 해마다 평균 10% 가량 하락했다.
홍치 CA72는 이후 30여년 간 변한 게 거의 없다. 1965년의 Hongqi CA770도 외부 디자인만 약간 바꿨을 뿐이다. 처음 방탄모델을 개발한 건 1969년이다. 중앙보안국이 CA772 개발을 주도했다. 65mm 두께의 방탄유리를 입었다. 1972년까지 15대를 제작했다. 이 중 3대를 북한과 베트남, 캄보디아에 수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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