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져보니] 떠나는 MZ공무원…'신의 직장'은 옛말?

김자민 기자 | 2024.03.11 21:44

[앵커]
정년이 보장돼 '철밥통'이라고 불렸던 공무원, 요즘 이 철밥통을 걷어차고 나오는 젊은 공무원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한때는 서울 명문대를 나와도 9급 공무원 시험을 칠 정도였는데, 공무원 인기가 시들해진 이유 따져보겠습니다.

김자민 기자, 공직을 떠나는 저연차 공무원들이 그렇게 많습니까?

[기자]
네, 1990년대 후반에는 공무원이 신의 직장으로 불렸는데요, 그 당시 태어난 젊은 공무원들은 공직을 떠나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퇴직한 10년차 이내 공무원들을 조사했더니, 10명 중 8명이 임용 5년차 이하의 저연차 공무원이였습니다. 5년 안에 그만두는 공무원들의 비율도 매해 증가해 2019년 전체 퇴직자의 17.1%에서 지난해에는 23.7%로 늘었습니다. 한 조사에 따르면 이들이 이직을 희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낮은 보수' 때문으로 전체 답변의 74.1%에 달했습니다.

[앵커]
공무원 박봉이란 얘기는 있지만 대체 얼마나 임금이 낮길래 어렵게 시험 합격하고도 그만두는겁니까?

[기자]
올해 9급 초임 공무원의 기본급은 187만7000원입니다. 월봉으로 환산한 최저임금 206만 704원보다 적습니다. 물론 공무원의 봉급에는 각종 수당이 붙습니다. 수당을 더한 월 평균 임금은 251만원이고, 연봉은 올해 처음으로 3000만원을 넘었습니다. 그나마 저연차 공무원 이탈이 늘자 정부가 임금을 전년대비 6.3% 올려준 결과입니다.

[앵커]
임금은 적지만 그래도 공무원들은 공무원 연금 혜택이 좋지 않습니까?

[기자]
네, 맞습니다. 그런데 공무원 연금도 예전같지 않다는 불만이 터져나옵니다.

김선태 주무관 / 충주시 유튜브
(근데 공무원은 연금이 있지 않나요) "연금 박살 난 지가 언젠데 여러분 공무원연금 국민연금보다 안좋습니다. 공무원연금 없애주시고 퇴직금을 주세요. 퇴직금 퇴직금을 줘야 될 거 아니야"

공무원의 가장 큰 장점이었던 공무원 연금은 2015년 시작된 연금 체계 개편으로 기여금 부담률은 상승하고, 지급액은 하락했습니다. 장점이 희미해지자 공무원 인기도 뚝 떨어졌습니다. 2011년 93:1에 달했던 9급 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해마나 낮아져 올해는 22:1 수준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습니다.

[앵커]
임금도 문제지만, MZ세대들한테 공무원의 수직적 조직 문화가 안 맞는 거 아닙니까?

[기자]
네, 사진 먼저 보실까요. 지난해 춘천시 새내기 공무원들이 자신의 명찰이 붙은 나무를 심는 모습입니다. 젊은 공무원들의 퇴직이 늘자 춘천시가 공무원 자긍심을 마련한다며 연 행사인데, 시대와 동떨어진 발상이라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낮은 임금, 효율성이 떨어지는 경직된 조직문화, 끊이지 않는 악성 민원, 그리고 평생직장에 대한 인식이 허물어지면서 MZ공무원 이탈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심동철
"자기 커리어를 위해서 대기업에 다니시는 분들도 최소한 3,4번은 바꾼다고 생각을 하고 있는데 그러한 현상들이 이제 공무원 조직에도 많이 들어오게 되는거죠"

[앵커]
국민 세금으로 월급을 받다보니 모든 걸 감내하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 시대가 바뀐만큼 거기 걸맞는 대우와 문화가 있어야겠다 싶기도 하네요. 김자민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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