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내전 13년째, 사망자 50만 명 넘어섰다
이상배 기자 | 2024.03.15 07:04
시리아 내전이 15일(현지시간)로 13년을 맞았다.
시리아 내전이 10년 넘도록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는 것은 미국, 러시아, 이란, 튀르키예 등 외세의 경쟁적 개입과 피아 구분이 어려울 만큼 복잡한 내부 당사자 간의 이해관계 탓이다.
유럽을 뒤흔든 대규모 난민 사태의 진앙이지만 내전이 장기화한 데다 뒤이은 예멘 내전과 최근 우크라이나, 가자지구에서 발발한 전쟁으로 국제사회의 이목까지 빼앗기면서 점점 잊힌 전쟁이 돼 가고 있다.
그러는 사이 시리아 국민의 삶은 가혹한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내전 발발 만 13년을 하루 앞둔 14일(현지시간) 인권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에 따르면 이날까지 총 50만7000명 이상이 내전으로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자 중에는 여성 1만5000명 이상과 어린이 2만5000명 이상을 포함해 16만4000여 명의 민간인이 포함됐다.
지난 11일 유엔 인권이사회의 시리아 조사위원회는 보고서에서 "전례 없는 인도주의적 위기"라며 "시리아인 90% 이상이 빈곤에 시달리고 경제는 추락했으며 불법적 행위가 증가하면서 군인과 민병대의 약탈을 부추기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시리아 내전은 '아랍의 봄'이 중동을 휩쓸던 2011년 3월 15일 경제 위기 등 혼란상 속에서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대를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강경하게 진압하면서 시작됐다.
내전 초기에는 서북부를 기반으로 하는 반정부 진영이 미국의 지원을 등에 업은 데다 수적으로도 앞서며 정부군에 우세를 보였다.
그러나 아사드 정권은 이란과 러시아의 도움 속에 전세를 역전, 영토의 상당 부분을 되찾았다.
주변 강국의 개입으로 분쟁의 동력이 커진 데다 2014년 수니파 극단주의 테러 조직 이슬람국가(IS)가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발호하며 내전 양상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튀르키예가 테러 대응을 명분으로 시리아 북부의 쿠르드족 분리주의 세력 쿠르드노동자당(PKK) 등을 상대로 공습과 교전에 나서면서 시리아 내 안보 환경은 더욱 악화했다. 이들 쿠르드족 무장세력은 미군의 지원을 받고 있었다.
2020년 러시아와 튀르키예의 중재로 휴전이 선언되기는 했으나 실효는 없었다.
작년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에는 시리아에서 이스라엘군과 친이란 세력의 충돌마저 이어지고 있다.
유엔의 시리아 특사인 예이르 페데르센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평화 협상을 개최하려고 추진했으나 지난달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측이 이를 거절했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유엔 시리아 조사위는 "작년 10월 이후 시리아에서는 4년 만에 가장 큰 규모의 무력 충돌이 빚어지고 있다"며 "(가자지구뿐 아니라) 시리아 역시 휴전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SOHR은 반군 세력이 통제하는 지역에서 민간인 사이에 무기가 확산하는 등 치안 공백이 발생하면서 범죄도 만연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활동하는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의 수하이르 자쿠트 대변인은 "13년간의 전쟁이 시리아인들에게 상상할 수 없는 고통과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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