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칼럼 오늘] 염장 지르기

윤정호 기자 | 2024.04.01 21:53

"놀부는 오장이 칠보요. 심술보 하나가 왼편 갈비 밑에 딱 매달려 갖고…"

그래서 심술을 따를 자가 없습니다.

"불난 데 부채질, 고추밭에 말달려, 애호박에 말뚝 박고…"

복장이 터지게 약을 올리는 걸 '염장 지른다'고들 하지요. 어디서 나온 말인지 엇갈립니다.

먼저 염통과 내장 '염장'을 내질러 부아를 돋운다는 얘기랍니다. 아주 뻔뻔한 사람을 '염통에 털 났다'고 하는 것과 통합니다.

안동 고등어 '간잽이' 명인들이 쓰는 말이기도 합니다. 고등어 배를 갈라 소금을 한줌 지르는 걸 '염장(鹽藏) 지른다'고 하지요. 한 푼이 아까워 벌벌 떠는 서민의 쓰린 가슴에 소금을 뿌려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우리 가족의 대출로 사기를 당한 피해자가 있느냐?"

편법 대출 의혹에 휩싸인 양문석 민주당 후보의 대거리가 가관입니다. 조국 대표가 했던 말과 닮았습니다.

"저희 딸 때문에 다른 학생이 떨어진 것은 없다…"

양 후보는 담보 대출이 금지된 고가 강남 아파트를 샀습니다. 대학생 딸을 자영업자로 둔갑시켜 사업자금 11억을 대출받았지요. 앞서 갭 투기가 드러난 후보를 낙마시킨 민주당이 이번엔 "후보가 알아서 대응할 일" 이랍니다. 며칠만 버티면 따 놓은 당상이라는 건가요.

공영운 후보는 현대차 부사장 시절 내부 정보를 이용해 부동산을 사들인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국민의힘에선 장진영-이수정 후보가 토지 매입 대출과, 아파트-상가, 일곱 채 소유로 논란에 올랐습니다.

게다가 이 후보는 "대파 한 뿌리가 8백75 원" 이라며 서민들의 속을 긁어 놓았지요.

조국당 비례 1번 박은정 후보는 한 술 더 떴습니다.

"남편이 전관 예우를 받았으면 백60억을 벌었어야 했다."

사퇴 가능성을 일축한 조국 대표의 어록도 소환됐습니다. 안대희 전 대법관이 고액 수임으로 총리 후보에서 물러나자 "깔끔한 처신" 이라며 말했지요.

"총리 후보로 추천한 청와대의 무감각과 무능이 더 문제다."

염통에 털이라도 난 걸까요. 여기저기서 질러대는 복장 터지는 소리에 속이 다 메스껍습니다.

4월 1일 앵커칼럼 오늘 '염장 지르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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