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총선 직후 '이화영 술판 진술' 총공세 배경은
최지원 기자 | 2024.04.17 21:19
[앵커]
선거가 끝났지만 정국은 더 어수선합니다. 앞서 전해드린 정치 이슈들을 최지원 기자와 함께 좀 더 자세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최 기자, 먼저 민주당이 이화영 전 부지사의 이른바 '술판 진술'을 놓고 연일 검찰에 대한 총공세에 나서고 있는데, 이렇게까지 당력을 집중하는 배경이 뭔가요?
[기자]
선거 압승을 거둔 이재명 대표에겐 사실상 '사법리스크'가 향후 대권 가도의 유일한 걸림돌입니다. 대부분 혐의들은 재판이 진행중이지만 이화영 전 부지사의 '대북송금 사건'과 관련해선 이 대표는 아직 기소되지 않은 피의자 신분입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의 재판 결과를 본 뒤 이 대표에 대한 신병처리를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전 부지사 재판의 향배가 이 대표의 정치행보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겁니다.
[앵커]
그런데, 이 전 부지사가 이전에도 진술을 바꾼 적이 있잖아요. 이번 주장도 사실이 아닐 경우 이 대표에겐 오히려 리스크인 거 아닌가요?
[기자]
사실 이번 논란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해 봐야합니다. 검사와 피의자들이 술을 겸한 식사를 했다면 그것 자체만으로 심각한 기강해이입니다. 다만 진술 회유가 있었는지는 또다른 별개의 문제입니다.
[앵커]
이 전 부지사는 그 두 가지가 동시에 이뤄졌다고 주장하고 있는 거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런데 검찰의 진술 회유는 없었다고 하더라도 검찰의 해명과 달리 만의 하나, 술자리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면 그것만으로 검찰에 대한 여론은 급격하게 악화될 가능성이 큽니다. 검찰 수사가 야당 탄압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이 대표에겐 검찰 수사의 신뢰성을 떨어뜨릴 수 있는 공격 소재가 될 수 있습니다.
[앵커]
검찰과 진실공방을 벌이는 양상인데, 만약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난다면 검찰 수사를 정치 공세로 막으려 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겠군요. 여권 얘기도 해보죠. 박영선 전 장관과 친문 핵심으로 꼽혔던 양정철 전 원장을 각각 총리와 비서실장으로 검토한다는 소식, 오늘 새벽에 저희가 보도했는데 대통령실은 부인했습니다. 어떤 배경인 겁니까?
[기자]
여권 핵심부에서 두 사람의 기용을 검토한 건 맞습니다. 기존 하마평에 올랐던 여권, 특히 친윤 인사들에 대해 부정적 반응들이 나오면서 인사가 계속 늦춰졌고, 국회 인사청문회 통과를 염두에 두면서도 윤 대통령과 개인적 인연이 있는 인사들을 찾다보니 두 사람이 후보군에 오른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보도 이후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보수층이 흔들릴 수 있다"는 반발이 나오면서 수습에 나선 걸로 봐야 할 듯 합니다.
[앵커]
일단 파격적이긴 했어요. 그런데 현실적으로 두 사람의 기용이 가능은 한 겁니까?
[기자]
쉽진 않습니다. 특히 양정철 전 원장의 경우 문재인정부 시절 윤석열 검찰총장을 추천한 걸로 알려져 있어, 민주당내 친명계와의 관계가 껄끄러운 상황입니다. 민주당 내에서 '야당 분열' 공작이란 격한 반응이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또한 여권 지지층에서도 양 전 원장의 비서실장 기용에 대한 거부감이 크고요. 오늘 오전 대통령실 참모회의에서도 '보수진영 분열'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고 합니다. 결국, 여권과 야권 핵심 지지층 모두의 반발을 살 수밖에 없는 카드인 겁니다. 다만, 국회 인준을 거쳐야 하는 박영선 전 장관의 경우 여권 내부에선 야당이 표면상 크게 반대할 순 없는 카드 아니냔 기류도 있습니다.
[앵커]
파격적 인사, 필요합니다. 그래도 현실 정치 안에서 실현 가능한지도 따져봐야겠지요. 최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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