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소비심리 5개월 만에 '비관'…치킨 3만원 시대 성큼

정수양 기자 | 2024.05.22 08:26

[앵커]
요즘 김밥과 자장면, 냉면 등 가격이 줄줄이 오르면서 외식 물가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그런데 이제 집에서 치킨 한 마리 시켜먹기도 부담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치킨 값이 3만 원에 육박하기 때문인데, 경제부 정수양 기자와 물가와 경제 상황 알아보겠습니다. 요즘 밖에서 식사를 한 끼 해도 저렴한 게 없다는데, 최근에는 치킨 가격도 올랐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국내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인 BBQ가 내일부터 치킨 품복 23개의 가격을 6.3% 올린다고 밝혔습니다. 대표 상품인 황금올리브치킨은 2만원에서 2만 3천원으로, 황금올리브치킨콤보는 2만 4천원에서 2만 7천원이 됩니다. 황금올리브치킨콤보에 배달비까지 내면 치킨 한마리 가격만 3만원에 이를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굽네치킨과 푸라닭치킨도 가격을 올렸는데요. BBQ는 가격 인상은 가맹점의 수익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최근 재료비와 인건비 월세, 가스비와 전기료까지 급등해 가격을 올리지 않고선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라는 겁니다. 게다가 최근 폭염과 가뭄으로 올리브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올리브유 가격이 30% 넘게 올라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앵커]
또 최근 배달앱의 무료 배달 경쟁도 치킨 가격 인상에 영향을 미쳤다면서요?

[기자]
최근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배달앱 3사가 무료 배달에 이어 정기구독 배달 서비스까지 도입하면서 경쟁에 불이 붙고 있습니다. 이런 극심한 경쟁은 결국 소상공인에게 부담이 되는데요. 자영업자들은 무료 배달 가게가 되려면 일정 비율을 수수료로 내야합니다. 수수료는 10% 안팎이고 소비자가 내지 않은 배달비도 자영업자가 부담해야 하다보니 자연스레 음식값이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인 거죠. 외식업 대표들은 정부에 배달앱 수수료 부담을 낮춰달라고 건의했는데요. 배달앱 측이 받아들일지는 미지수인 상황입니다.

[앵커]
배달비 부담까지 소비자가 고스란히 떠안아야되는 구조네요. 그런데 밥상 물가에 또 다른 변수가 생겼다면서요?

[기자]
지난 겨울 유난히 따뜻하고 비가 많이 내리면서 벌마늘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벌마늘은 통상 6~9개인 마늘쪽이 12개 이상으로 잘게 쪼개진 것을 말하는데요. 벌마늘은 깐 마늘로 쓸 수 없고 다진 마늘 형태로 이용하거나 폐기해야 하는데요. 마늘 생산량도 3.3㎡당 생산량이 6~7㎏에서 4㎏으로 크게 줄었습니다. 마늘 농가에선 벌써부터 내년 농사를 접겠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정매자 / 마늘 재배 농민
"30년간 농사지으면서 이렇게 벌마늘 되기는 처음인데 저도 막막합니다. 이걸 뽑아서 팔아야 하는데 뽑아도 손해가 커서…"

정부는 당장 마늘값이 오르진 않을 거라고 관측했습니다. 하지만 이상 기후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마늘이 '제2의 금사과'가 되는 일이 없도록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급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외식-밥상 물가가 잇따라 오르는 가운데 경제 전반에 대한 소비자 인식도 5개월 만에 '비관적'으로 돌아섰습니다. 최근 수출 상황이 개선되는 등 대외 경제 요건이 좋아졌다는데, 소비자 경기 인식은 나빠진 거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98.4로 전달보다 2.3포인트 떨어졌는데요. 소비자심리지수가 100 이상이면 경기를 낙관적으로 보는 사람이, 100 이하면 비관적으로 보는 사람이 더 많다는 뜻입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선을 밑돈 것은 올해 들어선 처음인데요. 지수 하락 폭도 지난해 9월 3.5포인트 하락 이후 가장 컸습니다.

[앵커]
소비자들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이유는 뭔가요?

[기자] 한국은행은 결국 높은 물가를 원인으로 꼽고 있습니다. 이번달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은 327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늘었을 정도로 최근 수출 상황은 개선되는 등 대외적인 요건은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환율과 유가가 동시에 오르면서 국민들이 체감하는 물가가 높은 수준에서 계속되면서 결국 소비자 심리가 악화됐다는 겁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앞으로 물가가 오를 것으로 생각하는 비율도 늘었습니다.

[앵커]
정부의 물가 안정 대책이 시급해 보이는군요, 정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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