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I] "무대 서려면 수백만 원"…시니어모델 울리는 장삿속

김예나 기자 | 2024.05.24 21:35

[앵커]
흰머리에 주름진 얼굴로 런웨이를 걷는 시니어모델이 관객 호응을 이끌어 내면서 관심인 분들 많은데요, 일부는 화려한 인생 2막을 누리고 있지만, 모델학원 장삿속에 눈물을 흘리는 이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김예나 기자가 그 실태를 들여다봤습니다.
 

 

[리포트]
지난 1월 서울의 한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시니어모델 선발대회입니다.

지정된 협력업체 의상을 입어야 결선무대에 설 수 있다고 돼 있습니다.

A씨 / 시니어모델
"'결선대회에서는 협력업체의 옷만 입으셔야 된다'라고 얘기를 하시더라고요."

주최 측이 협력업체로 지정한 의상실은 6~7곳인데, 의상 한 벌당 대여료가 수십만원이나 됩니다.

의상실 관계자
"주로 많이 입는 게 70(만원) 이 정도 60~70(만원) 정도."

A씨 / 시니어모델
"나는 30만원짜리를 보러 왔다 그랬더니 (협력업체 측이) '30만원짜리 저건 입지도 못해' 그러시더라고요. 100만 원짜리 입었어요."

56살인 이 여성은 정년퇴직 4년차인 지난해 시니어모델 전문학원에 등록했다가 낭패를 봤습니다.

8개월치 수강료 370만원을 미리 냈는데, 부실한 교육과정에 환불을 요구하자 거절당했습니다.

B씨 / 시니어모델
"일단은 환불을 하지 않게 연기를 하라고 그러죠. 사람을 지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저 말고도 (환불 요구가) 한 7~8건 들어왔다고 하더라고요."

7년째 시니어모델로 활동중인 71살 최삼근 씨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현지 패션쇼 출연 제의에 경비 400만원을 냈다가 고스란히 날렸습니다.

최삼근 / 시니어모델
"런웨이 3~5m 정도 되는 데서, 사람도 없는 데서 무슨 런웨이를 해요. 딱 판단이 됐더라고. 나 안 선다. 간다."

55세 이상 시니어모델 49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한 달 모델 수입이 50만원을 넘지 않는 비율이 75%를 넘었습니다.

조훈갑 / 변호사
"검증되지 않은 사설 업체가 주관하는 대회에는 가급적 참가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고 부당한 약관이 있다라고 판단이 되시면 이용하지 않는 것이 제일 바람직해 보입니다.."

시니어모델 선발대회 주최 측은 협력업체 의상 강요에 대해 "전문가가 만든 의상을 입혀 심사하기 위해서"라고 했고, 학원비 환불을 거절한 업체는 TV조선 취재가 시작되자 일부를 돌려줬습니다.

소비자탐사대 김예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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