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호르몬 범벅' 아기욕조 만들어 판 업체 대표에 징역형

정준영 기자 | 2024.06.03 10:49

환경호르몬이 안전 기준치의 612.5배 초과 검출된 아기 욕조를 안전한 제품으로 광고, 판매했던 업체와 대표자 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3일 서울중앙지법은 어린이제품안전 특별법 위반과 사기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대현화학공업 A 대표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3년, 기현산업 B 대표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두 사람 모두에게 8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대현화학공업은 700만원 벌금, 기현산업은 500만원 벌금형을 받았다.

이들은 친환경 PVC(폴리비닐클로라이드)를 소재로 한 배수구 마개로 아기욕조를 만들어 어린이안전확보절차를 거친 다음, 일반 PVC로 소재를 변경한 뒤 오랜 기간 욕조를 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해당 욕조는 '국민 아기 욕조'로 불리며 2019년 10월부터 8만개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12월 국가기술표준원이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는 이유로 회수 명령을 내렸고, 2021년 2월 피해자 약 3000명이 업체와 대표를 경찰에 고소하고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했다.

법원은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많은 소비자들이 정신적 고통을 받았고, KC인증(국내안전인증)에 대한 공공의 신뢰도 손상됐다"며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들이 대체로 혐의를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일반 PVC에서 검출된 물질 조사 결과 위해성이 없거나 매우 적은 것으로 밝혀진 점, 피고인들이 시정 조치를 대부분 이행하고 민사 손해배상액을 피해자들에게 모두 지급한 점을 양형 이유로 고려했다.

뉴스제보
이메일(tvchosun@chosun.com)
카카오톡(TV조선제보)
전화(1661-0190)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