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라도 더 뛸래요"…바리캉 들고 유럽으로 떠나는 우상혁의 다짐
석민혁 기자 | 2024.06.17 11:28
파리 올림픽을 앞두고 유럽 현지에서 마지막 훈련과 실전 점검을 위해서다.
우상혁의 결연한 의지는 짧은 머리에서 알 수 있다. 군인 신분으로 나갔던 2021년 도쿄올림픽 때보다 더 짧은 길이다.
앞서 우상혁은 지난 5월 삭발한 머리로 취재진 앞에 나타났다. 4월 홍콩 전지훈련 기간 동안 삭발했는데, 이 스타일을 유지하고 있다.
우상혁은 "잘 될 때까지 기를 생각하지 말자"는 마음가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1㎝라도 더 뛰어 보고 싶은 의지가 담긴 행동"이라고 덧붙였다.
가방에 늘 바리캉(이발기)을 갖고 다닌다는 우상혁은 "매일 뭐 수염 밀듯이 지저분하다 싶으면 자른다"고 말했다. "머리나 옷차림 같은 걸 신경쓰고 계속 꾸미는 것보단 오로지 높이만 생각하고 싶어서"란다.
우상혁의 메달 경쟁자들은 최근 날아다니고 있다.
직전 올림픽에서 공동 금메달리스트인 이탈리아의 장 마르코 탐베리는 12일 막을 내린 유럽선수권대회에서 2m37로 우승했다.
2m37은 도쿄올림픽 금메달 기록이면서, 우상혁이 목표로 뛰는 높이기도 하다.
탐베리는 우승 후 도발처럼 느껴지는 장난스러운 세리머니를 선보였는데, 정작 우상혁은 의연했다.
"솔직히 올림픽 때 그렇게 못하잖아요. 다들 아무리 여유가 있다고 하지만 절대 그렇게 못한다고 보거든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에는 올림픽 앞두고 컨디션 관리를 잘해서 최대한 그날 퍼포먼스를 내는 게 우선" 이라고 힘줘 말했다.
자신의 페이스대로, 올림픽에 맞춰 집중하고 있다는 말이다.
우상혁은 "내가 아팠으면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지금은 준비하는 단계다. 준비한만큼 잘 뛰는데만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지훈련을 떠나는 체코는 2022년 우상혁이 개인 최고 기록인 2m36 세운 기분 좋은 곳이기도 하다.
훈련 뒤엔 7월 두 차례 모의고사를 치른다.
13일은 프랑스 영토와 가까운 모나코에서, 21일은 런던에서 다이아몬드 리그에 나간다.
이후 '약속의 땅' 파리에 차려질 파리올림픽 사전훈련 캠프 입촌한 뒤 선수촌은 8월 5일 들어갈 예정이다.
우상혁은 "이 한몸 다 바치고 갈아넣어서 올림픽 준비하고 있다. 올림픽 메달은 하늘에서 준다고 하지 않느냐"면서 "목표는 오로지 금메달이다"라고 말했다.
긴장이 될 법도 한데, 끝까지 웃음과 손인사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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