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접경지역 사격훈련 재개에 "尹, 집권위기에 객기"

류병수 기자 | 2024.07.08 15:14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8일 남측이 해상과 육상 접경지대에서 재개한 포사격 훈련을 "자살적인 객기"라고 비난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국내 정치 상황 때문에 전쟁 위기를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담화에서 "윤석열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자 수가 100만명을 돌파하였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고 '남남갈등'을 부추기면서 "최악의 집권위기에 몰리운 윤석열과 그 패당은 정세격화의 공간에서 '비상탈출'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역에서 끊임없이 안보 불안을 조성하고 전쟁 분위기를 고취하며 나중에는 위험천만한 국경 일대에서의 실탄 사격훈련도 서슴지 않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며 "국민이 뽑은 대통령이라는 자가 대한민국의 운명을 칠성판에 올려놓았다"고 비난했다.

한반도 정세 악화의 책임을 남측에 떠넘기는 북한의 행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이제는 윤 대통령이 '탄핵 여론'을 잠재우며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접경 지역에서 군사훈련을 재개했다는 억지 주장까지 내놓은 것이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이 우리 국가 원수를 비난하는 등 우리 내정에 간섭하고 있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구 대변인은 "북한 정권은 핵·미사일 도발로 스스로 국제사회로부터 고립을 자초하며 북한 주민들의 민생을 외면하고 기본적 인권을 억압하는 자기 모습을 먼저 돌아보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 부부장의 담화는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4면에도 실렸는데, 남측의 정치 상황이 불안정해 보이도록 만들어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인민의 지지를 받는 김정은 중심의 북한과 탄핵 목소리가 커지는 윤석열 정권을 대비시켜서 체제 우월성을 선전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김 부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지난달 한미일의 첫 다영역 연합훈련 '프리덤 에지'를 계기로 "지역에 대한 군사적 지배를 노린 미국과 적대 세력들의 준동이 위험한 계선을 넘어섰다"며 한반도 정세가 "일촉즉발의 위기가 배회하는 형국"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주권을 침해하거나 선전포고로 되는 행동을 감행했다고 우리의 기준에 따라 판단되는 경우 공화국 헌법이 우리 무장력에 부여한 사명과 임무는 바로 수행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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