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기상예보, 144배 더 촘촘해진다…'한국수치예보기술원'도 추진

박재훈 기자 | 2024.07.16 16:11

기상청이 한국형 수치예보모델 업그레이드를 위해, 전담팀 상설화를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차세대 수치예보모델개발사업단'은 한국형 수치예보모델 'KIM'(Korean Integrated Model)의 차세대 버전을 개발 중이다.

15일 찾은 서울 동작구의 개발사업단 사무실은 입구부터 대형 전광판이 걸려 있었다. 4분할 된 모니터엔 북반구 전체 기압계 상황을 보여주는 지도부터 한반도 주변의 습도·공기흐름의 정보를 보여주는 온도 분석장까지 KIM이 예측한 종류별 기압계 분석 현황으로 채워져 있었다.

기상예보를 하기 위해 필수적인 정보를 생성하는 KIM은 세계 9번째 독자 수치예보모델로 2020년부터 사용 중이다. 3실 9팀의 74명 연구원 등 90여 명 규모로 운영 중인 개발사업단이 현재 성능을 끌어올리는 작업 중인데, 2020년부터 오는 2026년까지 업그레이드를 마치는 임무를 부여받아 연구하고 있다.

하지만 KIM을 개발했던 '한국형수치예보모델개발사업단'과 마찬가지로 이번 개발사업단 역시 오는 2026년 해체하는 한시적 조직이다. 개발을 마침과 동시에 조직 자체가 사라지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연구의 연속성을 보장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인재를 유치하는 데도 큰 제약이 발생하는 문제가 생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기상청은 한국수치예보기술원(가칭)이라는 이름으로 개발 사업단을 상시 조직화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종철 수치모델개발과장은 "전문가 기술력이 단절되고 고급 인력의 외부 유출 가능성이 높다"면서 "상시 조직화를 통해 수치모델에 대한 전문가들의 기술력을 더 높여 위험 기상에 대한 예측력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2026년까지 기술 개발을 끝낸 뒤 2027년 선보이겠다는 차세대 모델은 지금보다 최대 144배 더 촘촘한 분석이 가능해진다는 게 기상청 설명이다. 현재 KIM은 12km 단위의 수평 격자를 적용 중인데, 최대 1km 단위로 격자를 좁혀 바로 옆 동네와도 다른 날씨 상황을 받아볼 수 있게 하겠다는 목표다.

수평뿐만 아니라 수직으로도 촘촘해진다. 지금은 대기 상층 80km를 총 91층으로 나눠 분석 중인데, 이를 137층으로 더욱 잘게 나눠 관측하게 된다. 이에 더해 현재 대기 환경만을 바탕으로 기상예보 정보를 만드는 시스템도 바뀐다. 지형과 바다는 물론 해빙에 따른 영향까지도 기상예보에 녹인다는 것이다.

2013년부터 KIM의 개발에 참여해 지금껏 사업단에 몸담고 있는 권인혁 자료동화실장(단장 직무대리)은 "기후변화로 인해 집중호우와 폭설 같은 극한 현상이 나타나 돌발적인 기상 현상에 대한 예측 정확도를 향상시킬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종합적인 지구예측 시스템으로 개발 중"이라고 했다.

기상청은 기상법에 관련 기관의 법적 근거를 명시하는 방향으로 상시 조직화를 하겠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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