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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제하던 연인을 스토킹 끝에 무참히 살해한 ‘인천 스토킹 살인범’에게 항소심에서 징역 30년형이 선고됐다.

17일 서울고등법원 형사6-3부는 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1심의 징역 25년보다 5년 늘어난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40시간의 스토킹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10년간의 위치 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명령했으며, 범행에 사용된 흉기를 압수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17일 인천 남동구의 한 아파트 복도에서 전 연인을 찾아가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고, 범행을 막으려 하던 피해자의 어머니를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6개월 간 교제한 뒤 헤어진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스토킹하고 폭행한 뒤 접근금지 명령을 7차례나 받았지만 이를 무시하고 찾아가 범행했다.

검찰은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보복살인 혐의를 적용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구형한 바 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살려달라는 말을 듣고 나온 모친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심각한 상해를 입히고, 피해자의 딸에게 엄마가 죽어가는 모습을 목격하게 했다"며 "이들이 느꼈을 공포심과 허망함은 감히 헤아리기 어렵고, 트라우마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질타했다.

또, 계획적 살인 범행이었다는 점 등에서 특별가중 영역에 해당돼 징역 25년을 선고한 원심의 형량은 지나치게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판시했다.

한편, 이날 선고를 방청한 피해자의 사촌언니는 유족을 대표해 "피해자들에게 만족스러운 형량이 있을 수 없다"면서도 "동생의 잘못이 아니라고 재판부가 남겨주셨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재판이 끝나며 가장 허무한 것은 동생이 살아서 돌아오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제발 이런 피해자가 더 나오지 않도록 관련 법을 제정해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