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바이든' 놓고 美 민주당 분열

류병수 기자 | 2024.07.21 13:21

미국 대선이 넉 달도 안 남은 상황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대선 후보 사퇴 문제를 놓고 민주당 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여부를 둘러싼 논쟁에 더해 그가 사퇴할 경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대체 후보로 세울지를 놓고 이견이 충돌하면서 당내 갈등이 더욱 심화하는 양상이다.

현재로선 해리스 대안론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지만, 그가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꺾을 역량을 갖췄는지 의문이라는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미국 CNN 방송은 바이든 대통령이 사퇴할 경우 해리스 부통령을 대안 후보로 세우는 방안에 대한 민주당 내 합의가 굳어지고 있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해리스 부통령이 적어도 민주당 지지자들을 투표소로 더 나오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내부 여론조사가 당내 회람되고 있다고 전했다.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공개 지지 목소리도 잇따르고 있다.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이날 MS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해리스 부통령은 앞으로 나와 "트럼프 전 대통령에 맞서기 위해 당을 단결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베티 매컬럼(미네소타) 하원의원은 전날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에서 "해리스 부통령에게 민주당 대선 후보로 나서도록 권한을 부여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하지만 해리스 부통령은 경쟁력 있는 대안이 될 수 없으며, 새 후보 선출을 위한 약식 경선 등 별도의 절차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당내에서 제기되고 있다.

비센테 곤살레스(텍사스) 하원의원은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해리스 부통령이 대선의 걸림돌이 될 것이고 바이든 대통령이 러닝메이트를 교체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있었다며 "어떻게 우리가 해리스가 대선 후보가 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을 비롯한 민주당 고위급 인사들은 대체 후보 선출을 위한 '개방형 절차'를 밟는 방안을 선호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펠로시 전 의장의 측근인 조 로프그린(캘리포니아) 하원의원은 전날 MSNBC방송 인터뷰에서 해리스 부통령을 포함한 일종의 '약식 프라이머리'를 진행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오카시오-코르테스(뉴욕) 하원의원은 소셜미디어에 "바이든이 떠나길 바라는 사람들 사이에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는 합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착각"이라고 썼다.

AP는 "해리스 부통령이 대체 후보인지, 아니면 새 후보 선출을 위한 '미니 예비선거'를 신속히 시작해야 할지에 대한 당내 혼란이 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논쟁의 중심에 있는 해리스 부통령은 최대한 말을 아끼며 선거 운동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날 매사추세츠주에서 열린 한 기금 모금 행사에서 바이든 후보 사퇴론 등에 대한 언급 없이 "싸우면 우리가 승리한다"고 강조하며 기존의 캠페인 메시지를 반복했다.

뉴스제보
이메일(tvchosun@chosun.com)
카카오톡(TV조선제보)
전화(1661-0190)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