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양궁, 10회 연속 올림픽 단체전 금메달…사격에서도 '깜짝 금'
석민혁 기자 | 2024.07.29 08:17
지난 주말 개막한 파리 올림픽, 우리 태극전사들도 본격 메달 경쟁에 돌입했죠. 양궁은 물론 펜싱과 사격에서 금메달이 나왔고, 수영에선 박태환 이후 첫 메달을 따는 등 시작부터 순항하고 있는데요. 스포츠부 석민혁 기자와 올림픽 소식 더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지금 입고 있는 옷이 낯이 익은데, 태극기가 달려있는 걸 보면 선수단 단복인가요?
[기자]
맞습니다, 우리 선수들이 개막식과 폐막식 때 입는 단복인데요. 개막식 때 대표팀 공동기수인 높이뛰기 우상혁과 수영 김서영이 이 하늘색 단복을 차려입고 입장했습니다. 갑자기 쏟아진 비 때문에 우비를 덧입고 태극기를 흔들던 모습을 보셨을 겁니다.
[앵커]
밤사이 관심이 가장 뜨거웠던 경기라면, 효자종목 양궁의 여자 단체전일텐데요. 무려 올림픽 10연패를 달성했죠?
[기자]
네, 그야말로 대기록입니다. 한국 양궁은 단체전이 처음 도입된 1988년 서울 올림픽부터 올해 파리까지, 한 번도 빠짐없이 정상에 올랐습니다. 이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올림픽을 앞두고 열린 현대월드컵 1, 2차 결승에서 중국에 연거푸 지면서 불안감도 있었고요. 항저우 3관왕에 빛나는 임시현과 전훈영, 남수현 모두 올림픽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우려도 나왔습니다. 4강전과 결승전 모두 승부차기에 해당하는 '슛오프'까지 가면서 가슴을 졸이기도 했는데요. 결국 압도적인 실력과 강심장으로 이런 우려를 모두 씻고 중국을 29-27로 꺾고 세계 최강임을 증명했습니다. 잠시 소감 보시겠습니다.
임시현
"열심히 준비를 했는데 이게 좋은 결과로 끝낼 수 있어 행복하고요. 저희가 10연패라는 역사를 이룰 수 있어서 너무 영광입니다"
[앵커]
10회 연속 금메달이라는 대기록이, 그냥 나온 건 아니죠?
[기자]
물론입니다. 올림픽 메달보다도 어렵다는 국내 선발전을 통과한 뒤로는, 지옥 같은 훈련을 거쳤습니다. 지금 보시는 것처럼 프로축구 경기가 열리는 전주 월드컵 경기장에서 '소음 적응 훈련'을 하기도 했고요, 진천선수촌엔 파리올림픽 양궁 경기장인 앵발리드와 똑같이 꾸며놓고 그야말로 실전 모드로 훈련을 했습니다.
전훈영
"부담도 많이 되고 어려움도 있었지만 어차피 해야되는 거 저희 셋이 똘똘 뭉쳐서 최선을 다해서 하다보니까 자신감도 올라가고"
10연패 신화를 일군 세 태극궁사들은 이제 잠시 '적'으로 돌아가 개인전 메달을 놓고 경쟁을 펼치게 됩니다.
[앵커]
사격에서도 굉장히 선전을 했죠?
[기자]
네 공기권총 10m 여자 결선에서 오예진, 김예지가 금과 은을 명중시켰습니다. 한국 사격 선수가 올림픽 시상대에 나란히 선 건 2012 런던 올림픽 때 진종오, 최영래 이후 처음입니다. 특히 갓 고등학교를 졸업한 오예진은 243.2점으로 올림픽 결선 신기록까지 새로 썼습니다. 띠동갑인 두 선수는 이번 올림픽에서 같은 방을 쓰는 '룸메이트' 사이이기도 합니다.
오예진
"같은 팀이 1,2위를 하게 돼 저는 좀 안정적이라고 생각 했습니다 다른 팀이었으면 더 욕심내고 했을 텐데 같은 팀이라서 더 부담갖지 않고"
김예지
"저에게 있어서 오예진 선수는 약간 막내 동생 같은 그런 느낌? 그래서 좀 더 챙겨주고 싶고 좀 더 품어주고 싶은"
[앵커]
사실 양궁과 펜싱에선 금메달을 딸 것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는데, 사격에선 '깜짝 금메달'이 아닌가 싶은데요?
[기자]
금메달을 예상하긴 했지만, 세계랭킹 35위 오예진 선수가 딴 게 깜짝 놀랄 소식이었습니다. 우리 대표팀은 최근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었습니다. 두 달 전, 사격종목 기자회견이 있었는데 장갑석 감독은 금메달 1개와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목표로 내걸었습니다. 당시 김예지 선수의 당찬 포부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김예지
"저 말고 금메달을 딸 사람은 없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만큼 노력을 해왔고"
[앵커]
공기소총 종목에서도 깜짝 스타가 된 또 다른 선수가 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오예진 선수보다도 두 살 어린, 17살 고교생 반효진 선수가 그 주인공입니다. 한국 선수단 중 최연소이기도 한데요. 반효진은 공기소총 10m 여자 개인전에서 634.5점을 쏘면서 대회 본선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제대로 사고를 친 반효진은 오늘 오후 결선에서 메달에 도전합니다. 더 놀라운 건 이 선수를 인터뷰했을 때 원래 태권도를 하다 사격으로 전향한 지 불과 3년 밖에 되지 않았다는 거고, 태극마크도 얼떨결에 달았다는 점입니다. 당시 인터뷰 보시겠습니다.
반효진
"'경험을 쌓고오자'라는 게 제 목표였기 때문에 저 또한 예상을 하지 못했던 결과라서 조금 놀랐고 '아, 나 진짜 했네?'"
[앵커]
사실 올림픽 전만 해도, 구기종목 대다수가 출전이 무산되고, '역대급 미니 선수단이다' 이런 우려도 있었잖아요.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예상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거죠?
[기자]
맞습니다. 당초 대한체육회는 금메달 5개, 종합 20개를 목표로 내걸었는데요. 오상욱이 남자 사브르 개인전에서, 또 사격에서 금메달이 벌써 나오면서 한국은 금 3개, 은 2개, 동 1개로 종합 5위에 올라있습니다. 중간 집계에선 한때 1위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대로라면 목표 초과달성은 충분히 가능해보입니다.
[앵커]
오늘은 어떤 종목을 눈여겨 보면 좋을까요?
[기자]
먼저 여자 양궁의 기세를 이어받은 남자 양궁 단체전이 있습니다. 탁구 혼합복식에선 신유빈-임종훈 조가 세계랭킹 1위인 중국의 쑨잉샤-왕추진 조와 준결승에서 맞붙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고교생 명사수' 반효진도 금빛 과녁을 조준하고 있습니다.
[앵커]
오늘도 볼거리가 풍성하군요,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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