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먹튀 노렸나'…기업회생은 면피용 꼼수?

유혜림 기자 | 2024.07.30 21:13

[앵커]
이번 사태를 두고 구영배 큐텐 대표가 처음부터 피해를 수습할 의지가 없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오고 있습니다. 회생 신청을 한 것도 '꼼수'란 지적입니다. 산업부 유혜림 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유 기자, 티몬과 위메프가 갑작스럽게 회생신청을 했어요.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티몬과 위메프는 판매자와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신청했다고 밝혔지만, 업계에서 바라보는 시선은 다릅니다. 시간끌기 아니냐는 건데요. 회생 절차를 밟게 되면 회사 자산이 동결되기 때문입니다. 통상 회생 절차는 몇 년 간 진행돼, 이 기간 동안은 금융회사나 판매자들에게 진 빚을 갚지 않아도 됩니다. 형사처벌을 피할 목적 아니냐 이런 의혹도 제기되는데, 회생절차에 들어가면 채권은 동결되는 대신 임직원의 임금과 퇴직금을 최우선으로 변제해야 합니다. 임금 체불을 하면 사업주가 형사처벌 받을 수 있는데, 남아 있는 자금을 빚 갚는 대신 밀린 월급을 지급하는 데 쓰면 이 위험도 피할 수 있습니다. 또 현재 구 대표와 경영진이 피해자들로부터 사기·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고소된 상태인데, "고의가 아니다, 회사를 살릴 의지가 있다"고 주장하기 위해 기업 회생을 신청한 것 아니냐 이런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큐텐이 티몬과 위메프를 인수한 후에 사실상 재무기능을 박탈했다 이런 얘기도 나오고 있어요.

[기자]
네, 큐텐은 티몬과 위메프를 인수한 뒤, 조직개편을 통해 개발과 재무 파트를 흡수시켰습니다. 이후 티몬과 위메프엔 영업본부 역할만 남아, 큐텐에서 할당하는 판매 목표량을 맞추는 방식으로 운영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두 회사의 판매가 늘면 물류를 맡고 있는 큐익스프레스의 매출도 덩달아 오르게 되는데요. 이 때문에 구영배 큐텐 대표가 미국 나스닥에 큐익스프레스를 상장하기 위해, 티몬과 위메프를 이용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앵커]
미정산 사태가 나기 직전에 이례적인 할인 행사가 있었는데, 이것 때문에 피해 규모가 더 커졌다고 봐야 합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티몬과 위메프는 여름 휴가철 성수기를 앞두고, 경쟁사보다 최고 20% 저렴하게 여행상품을 판매했습니다. 상품권도 최대 10% 할인해 판매했습니다. 여행상품과 상품권 모두 단기간에 자금을 확보하기 쉬운 상품들이죠. 뿐만 아니라 티몬과 위메프는 자금 사정이 안좋은데도 올해 초 판매 수수료를 9%에서 6%로 낮췄습니다. 이걸 보고 새로 유입된 입점 업체가 많았는데, 이런 점들로 볼 때 자금만 확보하고 사업을 접는 이른바 '먹튀' 목적 아니었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앵커]
회생절차는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까요?

[기자]
​​​​​​​네, 이번주 금요일 법원이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심문할 예정인데요. 두 회사가 어떤 자구책을 내놓는지에 따라, 회생절차 여부가 결정될 전망입니다. 다만, 재무상태가 워낙 안좋은 데다 시장의 신뢰를 완전히 잃은 상태이기 때문에, 법원이 회생신청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다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회생신청이 거부되면 두 회사는 결국 파산 절차로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앵커]
​​​​​​​파산하면 피해자들이 정산받을 방법도 사실상 사라지게 되는 건데, 윤석열 대통령도 "철저하게 법에 따라 조치하라"고 한 만큼 미정산 과정에 고의성이 있었는지 철저한 수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유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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