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판된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집값 안정은 미미, 공급엔 걸림돌

정수양 기자 | 2024.07.30 21:34

[앵커]
시세 차익만 최대 20억 원에 달하는 '로또 아파트' 청약에 수백만명이 몰리면서 어제 오늘 청약홈 사이트 접속이 쉽지 않았습니다. 일부에서는 청약 시장이 도박판이 됐다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분양가 상한제의 부작용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문제는 없는건지 정수양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7년전 가격인 4억원대에 무순위 청약이 진행된 경기 화성의 한 아파트. 이틀동안 290만명 넘게 청약했습니다.

최종 경쟁률은 약 294만대

조예린 / 인근 공인중개사
"지금 전세는 7억 전후고요. 매매는 한 15억에서 16억 사이요. 전세를 줘도 돈이 남으니까 난리인 거죠."

시세 차익만 20억 원에 달한다는 소식에 반포의 한 아파트의 일반공급 경쟁률도 527대 1에 달했습니다.

두 아파트의 공통점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됐다는 점입니다.

분양가 상한제는 개발업자의 폭리 방지와 집값 안정을 위해 일정금액 이하로 분양하도록 강제하는 제도인데, 이러다보니 당첨되면 큰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집값 안정 효과는 미미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고종완 /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
"(집값이) 상향 평준화되다 보니까 분양 가격이 낮더라도 주변 집값을 떨어뜨리는 효과는 적어서 집값 안정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입니다."

시세 차익이 큰 고가의 아파트는 중도금 대출도 나오지 않다보니 현금 부자에게 유리한 것도 문젭니다.

이은형 /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20억-30억을 낼 수 있는 사람들이면 청약 안 받아도 다른 집을 갈 수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한테까지 이런 걸 줘야 되느냐…"

여기다 요즘처럼 공사비가 급등하는 상황에서는 현실을 제 때 반영하지 못하면서 아파트 공급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파주 운정 지구에서는 시행업체가 분양가 상한제탓에 사업성이 나오지 않는다며 아파트 분양을 취소했습니다.

TV조선 정수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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