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증기 뿌리고 남동풍 길 터주고…종다리 '폭염에 부채질'

박재훈 기자 | 2024.08.20 21:05

[앵커]
폭염을 잡는 천적은 태풍이었는데, 올해는 반대입니다. 태풍 '종다리'가 오히려 폭염을 부채질해 찜통더위가 이달 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태풍이 어떻게 한반도를 더 뜨겁게 만드는지, 박재훈 기자가 자세히 설명합니다.
 

 

[리포트]
물에 발을 담그고 얼음이 든 음료를 마시지만 그때뿐입니다.

올해 첫 태풍 소식에 더위가 물러날까 품었던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습니다.

안현수 / 서울 삼청동
"이제 좀 날이 풀리나 기대했는데 또 덥다고 하니까 조금 더 참아야겠구나 싶어요. 좀 안타깝습니다."

태풍이 강해야 폭염을 꺾는데, 종다리의 힘은 약하기 때문입니다.

종다리는 수심이 얕은 서해를 지나게 돼 세력을 키울 충분한 에너지를 공급받지 못합니다.

위에선 강력한 고기압이 누르고 있어 몸집을 키울 수도 없습니다.

오히려 남쪽 바다에서 안고 온 열기와 수증기만 폭염에 더해줍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종다리가 지나간 길을 통해, 중국 상하이에서 저기압이 넘어와 대량의 수증기가 또 뿌려집니다.

뜨거운 남쪽 바람이 한반도에 들어오는 길도 터줬습니다.

북상 중인 종다리는 북태평양고기압과의 사이에서 남동풍이 불어오는 틈을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이 남동풍은 백두대간을 넘으며 더욱 뜨거워져, 서울을 비롯한 한반도 서쪽을 달굽니다.

즉, 수증기에 저기압, 남동풍이란 '3총사'가 몰려오는 겁니다.

태풍까지 폭염에 가세하면서, 오는 30일까지 서울의 최저기온은 25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을 전망입니다.

TV조선 박재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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