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 시각차 드러낸 '174분 회담'

김하림 기자 | 2024.09.01 19:06

[앵커]
두 대표의 회담이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진행됐지만, 쟁점 사안에 대한 합의보단 이견을 확인하는 선에서 끝났습니다. 오늘 회담의 의미와 향후 여야관계는 어떻게 될지 정치부 김하림 기자에게 들어보겠습니다. 김기자, 먼저 두 대표의 모두 발언 시간이 예상보다 훨씬 길었죠?

[기자]
전체 90분으로 예정됐던 회담은 여야 대표 독대까지 총 174분으로 두 배 가까이로 길어졌습니다. 생중계로 공개된 모두발언도 어제 저녁 민주당 제안에 따라 7분에서 10분으로 늘렸는데, 한 대표는 13분, 이 대표는 19분을 해 총 32분을 넘겼습니다. 이 대표 모두발언은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과의 영수회담 때, 15분보다도 길었습니다. 모두 발언을 준비해온 한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A4용지를 3등분해 잘라 메모를 적어 왔는데, 한 대표의 발언을 듣고 내용을 추가한 걸로 보입니다.

[앵커]
그런데 모두 발언에선 두 사람이 서로를 겨냥한 발언도 적지 않았어요.

[기자]
네. 대표적으로 한 대표는 이 대표 면전에서 수사 검사에 대한 탄핵시도가 곧 나올 판결 결과 불복을 위한 빌드업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는데, 해당 발언 때 이 대표는 다른 곳을 응시하기도 했습니다. 반면, 이 대표는 한 대표에게 제3자 특검법과 관련해 "이제는 결단해달라"고 직설적으로 표현했는데요. 한 대표는 어색한 미소를 지어보였습니다.

[앵커]
회담 결과도 보죠. 8개항의 공동 합의문을 작성하긴 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로 보긴 힘들어 보여요.

[기자]
11년 만에 여야 대표가 합의문을 작성했다는 점에선 의미가 있지만, 사실 회담 전부터 예견됐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해병대원 특검법이나 금투세, 민생지원금 등 쟁점 의제들은 견해차가 커 양당 모두 구체적인 합의는 어려울걸로 예상했습니다. 특히 한 대표는 면책특권과 같은 특권 내려놓기를 제안했지만, 이 대표는 비공개 회담에서 검찰 독재라는 이유로 특권 내려놓기는 수용할 수 없다고 했다고 합니다.

[앵커]
그런데 의제에 없던 의정갈등 내용은 합의문에 들어갔네요?

[기자]
당초 국민의힘의 요청으로 공식의제에서 빠졌던 건데요. 국회 차원의 대책 협의와 추석 연휴기간 응급의료 체계에 만전을 기할 것을 정부에 당부하는 선에서 공감대를 이뤘습니다. 민주당에선 윤 대통령의 사과도 요구했는데, 여권 분열을 의도한거란 해석도 나옵니다.

[앵커]
결국 쟁점 이슈에 대한 입장차만 확인한 셈인데,, 이런 부담을 안고도 왜 회담을 한겁니까?

[기자]
한 대표의 경우 의대증원 문제 해법을 두고 정부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고 있는데,, 이견을 좁히긴 어려운 상황이죠. '먹사니즘'을 내세운 이 대표도 본인의 사법리스크가 예정된 데 따른 부담이 있을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민생'을 강조하는 모습, 11년만의 대표 회담 이 자체로 돌파구를 찾아보려는 의도가 있어보입니다.

[앵커]
내일이면 개원식과 함께 정기국회가 시작되는데 향후 정국을 풀 계기가 될 수 있을까요?

[기자]
민주당이 이미 재추진을 예고한 해병대원 특검법,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인한 민생지원금 재의결 추진 등 여야 대치가 불가피해보이는 요소들이 있긴합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내일 국회 개원식에 불참하기로 했는데요. 살인자 발언 등에 대해 사과가 없었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다만 민생기구를 만들기로 한만큼 지금까지 보였던 정쟁 일변도에선 벗어나려는 노력은 할 걸로 보입니다.

[앵커]
김기자,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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