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나고 기름 새도…손 못대는 장기 방치 선박

하동원 기자 | 2024.09.16 21:26

[앵커]
계속해서 우리의 관심이 필요한 곳으로, 저희 기자들이 찾아가봤습니다. 먼저 항구입니다. 항구에서 쓰레기 더미로 뒤덮인 선박 보신 적 있을실텐데요. 장기간 방치된 선박은 선체가 부식돼 기름이 새기도 하지만, 자동차처럼 강제 폐차하지도 못한다고 합니다. 방법은 없을까요.

하동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부산항에 계류된 166톤급 청소선입니다. 곳곳이 녹슬고 페인트칠이 벗겨져 있습니다.

기름통 덮개를 열자 시커먼 기름떼가 끼어있습니다. 폐기름만 100톤이 넘습니다.

항만공사에 문의해봤습니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
"(선주가 배를) 옮긴 그 시점부터 사용 신청이 안 돼 있으니까 그때부터 항만시설 무단 사용으로 (해경에) 신고를 했다..."

해경이 선주에게 연락해보니 몸이 아파 경제활동을 할 수 없는 상태로, 선박은 4년째 방치되고 있습니다.

2년 넘게 방치된 유조선입니다. 관리하는 사람이 없다보니 배 위에는 이렇게 작업복 등 각종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였습니다.

선주의 경제난이나 건강 악화 등의 이유로 부산항에 1년 이상 장기간 방치돼 있는 선박은 160척. 1년 새 7척 늘었습니다.

선체가 부식돼 심하게 기울어지거나 침수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해경 관계자
"오래되다 보니까 부식이 돼서 철판이 깨지게 되거든요. 우수가 유입되면 안에 물이 가득차게 되니까..."

기름이 유출돼 바다가 오염되거나 불이 나기도 합니다.

인근 선박 관계자
"기름 새어 나오고 이러면 흘러나오면 아무래도 불안하지. 불 붙지요 이거 철거해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폐선 시킨 건 한 척도 없습니다. 유조선 등의 장기 방치 선박은 어선과는 달리 정부나 지자체가 폐선시킬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입니다.

이문숙 / 한국해양과학기술원 해양정책연구센터장
"장기적으로 계류되고 있는 선박에 대해서도 정기적으로 검사하고 관리 조치를 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 전남 여수시는 최근 고령화 등으로 조업에 나서지 않아 항구에 장기간 방치된 어선 11척을 폐선시켰습니다.

TV조선 하동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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