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삐 동시다발 폭발'에 헤즈볼라-이스라엘 전면전 위기 고조

지정용 기자 | 2024.09.18 14:20

헤즈볼라가 주로 쓰는 무선호출기 수백 대가 레바논에서 동시에 폭발하자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 보복을 다짐했다.

헤즈볼라는 성명에서 "이스라엘에 전적인 책임을 묻는다"며 "반드시 정당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도 "레바논 시민을 표적으로 삼은 시오니스트(유대 민족주의자)의 테러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헤즈볼라와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은 이번 사건을 '테러 행위'로 규정했고, 레바논 정부도 "이스라엘의 범죄적 공격을 만장일치로 규탄한다"고 밝혔다.

레바논 정부는 이스라엘의 책임을 묻기 위해 유엔과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번 사건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폭발 사건 후 이스라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텔아비브에서 요아브 갈란트 국방부 장관을 포함한 안보 책임자들과 회의를 했다.

영국항공, 루프트한자, 에어프랑스 등 해외 항공사는 이날 저녁부터 며칠간 텔아비브행 항공편을 중단했다.

이번 사태로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는 듯했던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면전 위기가 다시 고조될 전망이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발발한 직후부터 국경을 사이에 두고 무력 공방을 이어왔다.

지난 11개월간의 충돌로 레바논에선 헤즈볼라 대원을 중심으로 약 470명이 사망했고, 이스라엘에서도 40여 명이 숨졌다.

양측 긴장은 지난 7월 헤즈볼라 최고위급 사령관 푸아드 슈크르 암살을 계기로 최고조에 달했지만 전면전은 모두에게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측은 일단 확전은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삐삐 동시다발 폭발' 사건으로 상황은 급변하게 됐다.

미국은 이번 사건을 미리 알지 못했다며 선을 긋고 외교적 해결을 강조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사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며 "미국은 이 사건을 사전에 알지 못했다"고 밝혔다.

밀러 대변인은 이스라엘과 다른 당사자들에게 '외교적 해결'을 당부했다.

유엔도 긴장 고조를 우려하며 자제를 촉구했다.

지닌 헤니스-플라샤르트 유엔 레바논 특별조정관은 "관련 모든 당사자에게 더 이상의 추가 행동이나 호전적 행위는 자제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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