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바나나·동해 다랑어…이상 기후가 바꾼 '먹거리 지도'

윤서하 기자 | 2024.09.22 19:34

[앵커]
9월 중순이 지나서야 폭염이 물러가고 있죠. 해마다 심해지는 이상 기후로 '대구 사과', '동해 오징어' 같은 지역 특산물의 경계도 흐려지고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로 우리 먹거리 지도가 어떻게 변했는지 윤서하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충북의 한 과일 농가. 더운 나라에서만 나는 키위와 구아바, 무화과가 탐스럽게 열렸습니다.

이상기후로 복숭아와 사과를 키우는데 애를 먹던 박용하 씨는 8년 전 과감히 아열대 과일로 재배 품종을 바꿨습니다.

박용하 / 아열대 과일 농장주
"예전에 우리가 심었던 작물은 피해를 너무 많이 입게 됐어요. 열대적인 작물이 맞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지금은 잭플루트나 아니면 정말 동남아에서만 볼 수 있는 과일을."

비닐하우스에선 동남아에서만 키우던 바나나 나무가 어른 키만큼 쑥 자랐고, 바나나도 이렇게 주렁주렁 열렸습니다.

최근 30년 동안 우리나라 연 평균 기온은 1.6도 오르고 열대야 일수는 3배 넘게 늘면서 지역특산물 재배 지역도 크게 변했습니다.

사과는 경북 대구에서 강원도 양구로, 배는 전남 나주에서 경기도 안성까지 북상했고, 열대과일인 망고와 바나나는 제주도를 넘어 수도권 인접 지역까지 올라왔습니다.

김백민 /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
"(한반도는) 온난화의 영향을 빠르고 강하게 받는 지역에 위치한 측면이 있습니다. 기후에 맞는 작물들을 수학을 한다든지."

세계 평균(0.52℃)보다 2배 이상 높아진 바다 온도(1.36℃)에 어종 지도도 변했습니다.

명태와 오징어는 동해에서 자취를 감췄고, 그 자리엔 난류성 어종인 방어와 참다랑어가 등장했습니다.

남해안에선 정어리 떼가 뜨거워진 바닷물에 집단 폐사하는 일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이후 "우리나라 물가 상승분의 10% 가량은 이상기후 때문"이라는 분석도 내놨습니다.

TV조선 윤서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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