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I] "본품보다 2배 비싸"…'리필용품'의 배신
김예나 기자 | 2024.09.23 21:31
[앵커]
마트에서 리필 제품 많이들 고르시죠. 플라스틱 용기에 든 일반 제품보다 가격도 싸고, 환경에도 도움이 될 거란 생각 때문일텐데요. 저희가 따져보니 제품 용량 대비, 리필 제품이 오히려 더 비싼 경우가 많았습니다.
소비자탐사대 김예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대형마트에서 한 소비자가 리필용 세제를 집어들었습니다.
조남돌·정은주 / 서울 서대문구
"(리필하면 본품보다 좀 싸다고 생각하신 거에요?) 네네…. 모르고 무조건 넣었지요."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 생각도 비슷합니다.
10명 중 8명이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본 제품보다 리필 제품이 쌀거라고 생각합니다.
나윤제 / 서울 마포구
"액체만 양산하면 되니까 그게(리필 제품이) 좀 더 싸지 않을까."
하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았습니다.
대형마트 3곳을 돌며, 세제, 탈취제, 섬유유연제 등 제품 가격을 직접 비교해봤더니, 본품보다 비싼 리필 제품이 14개나 됐습니다.
리필 제품 가격이 2배 넘게 비싼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 리필 제품의 마트 가격은 본품보다 20% 정도 저렴한데요, 용량이 작아 100ml당 단가로 따져보면 오히려 31% 더 비쌉니다.
왜 그럴까.
리필 제품은 1+1 등 판촉 행사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고, 가격 대비 용량이 적기 때문입니다.
생활용품 제조업체 관계자
"한번에 붓고 그냥 그 리필 팩을 버리면 되는 용이성이 있거든요. 그런 걸 반영해서 리필 용량이 작다보니 가격이 좀 차이가 나게…."
문제는 이뿐이 아닙니다. 한 재활용 선별업체에 샴푸, 세제 등 플라스틱 용기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습니다.
재질이 제각각인 뚜껑과 본체 등을 수작업으로 일일이 분류해야 하다보니, 재활용률이 60%가 안됩니다.
재활용 선별업체 관계자
"아무거나 막 섞여 들어가요. 손으로 일일이 사람이 다 잡아내는 거고."
서아론 / 녹색소비자연대 국장
"'이용 당했다'라고 하는 배신감이 많이 들 것 같아요. 친환경적인 소비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소비가 굉장히 좀 위축될 수 있다."
환경을 생각하며 소비자를 우대하는 정직한 마케팅이 필요해보입니다.
소비자탐사대 김예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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