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져보니] "1등 돼도 집 못 사"…로또 당첨금 상향되나

김자민 기자 | 2024.09.24 21:40

[앵커]
얼마 전 로또 복권 1등에 63명에 무더기 당첨되면서 실수령액이 3억 원대에 그치는 일이 있었죠. 1등 당첨금액이 너무 적다는 불만이 나오자 정부가 적정 당첨금 규모와 관련한 여론조사에 나섰습니다. 로또 당첨금, 어떻게 올릴 수 있는건지 따져보겠습니다.

김 기자, 정부가 여론조사까지 할 정도로 구매자들 불만이 많은가봐요?

[기자]
로또의 상징성은 인생역전이죠. 그런데 요즘엔 1등에 당첨돼도 서울에 집 한채 사기 어렵다는 말이 나오는데요. 로또 복권은 회차당 1억1000만 건이 판매되고 , 1등 당첨자는 평균 12명, 1등 당첨금액은 평균 21억 원입니다. 그런데 지난 7월 1228회차 로또처럼 1등 당첨자가 무더기로 나오면 당첨금이 뚝 떨어집니다. 이에 대한 불만이 나오자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가 오늘부터 국민들에게 설문조사를 시작했습니다. 1등의 적정 당첨금액과 당첨자 수를 묻는 건데요. 정부는 다음달 25일까지 국민 의견을 듣고 상향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앵커]
로또 복권 도입 초기에는 당첨금액이 지금보다 훨씬 컸던 거 같은데요?

[기자]
2002년 로또 발행 당시 판매가격은 2000원이었고 1등 평균 당첨금은 56억원이었습니다. 이월 횟수도 5회까지 허용돼 로또 19회차 1등 당첨금은 무려 407억원에 달했습니다. 사행성 우려가 나오자 정부는 2004년 판매가를 1000원으로 내렸습니다.

[앵커]
20년째 로또 가격이 동결된건데, 그 사이 상대적으로 자산가격이 크게 오르고 화폐 가치가 달라졌잖아요?

[기자]
10년 전인 2014년 8월과 지난달 1등 당첨금액을 비교해보면 평균 24억과 22억 원 정도로 큰 차이는 없습니다. 그런데 그 사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4억원대에서 12억대로 3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절대적 당첨금은 여전히 크지만 아쉬운 목소리가 나올 수 밖에 없는 상황인겁니다.

[앵커]
만약에 정부가 1등 당첨금을 높인다고 하면 어떤 방법이 있습니까?

[기자]
우선 당첨 확률을 낮추는 방안입니다. 예를 들어 현재는 1부터 45까지 숫자 중 6개를 고르는데 숫자를 70개로 늘리면 당첨 확률이 16분의 1로 줄어듭니다. 이 경우 회차당 당첨자가 1명이 안 되고 이월이 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임채영 / 서울대 통계학과 교수
"당첨이 됐다 안 됐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이월도 되고 이런 상황들이 생길 수가 있죠. 근데 당첨 번호 뽑는 기계도 바뀌어야 되고 가게 시스템이 다 바뀌어야 돼서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닌 것처럼 보이네요."

또다른 방안은 판매가를 2000원 수준으로 올리는 겁니다. 회차당 평균 판매 건수와 당첨자수가 현재와 같다고 단순 계산하면 1등 당첨금은 평균 42억 원으로 늘어납니다.

[앵커]
미국은 복권 당첨금이 1조원을 넘기도 하고 천문학적인 액수잖아요. 이건 어떻게 가능한겁니까?

[기자]
미국의 대표적인 복권은 파워볼과 메가밀리언인데 모두 1등 당첨 확률이 3억분의1 안팎입니다. 우리나라 로또보다 맞추기가 40배 어려운 겁니다. 역대 최고 당첨금은 우리돈 2조7000억원인데요. 천문학적인 당첨금이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이월에 제한이 없다는 점입니다. 당첨금이 늘어나면 사람들 관심이 높아지고, 사는 사람도 늘면서 1등 당첨금액도 빠르게 늘어납니다.

[앵커]
요즘 10집 중 1집이 매주 복권을 산다고 하잖아요. 국민들 관심이 높은 사안인만큼 당첨구조 손질이 필요할지 논의가 있어야겠네요. 김 기자, 잘 들었습니다.

뉴스제보
이메일(tvchosun@chosun.com)
카카오톡(TV조선제보)
전화(1661-0190)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