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 있었을 뿐"…폭우 속 휠체어 밀어준 '번개맨' 버스기사

조윤정 기자 | 2024.09.26 21:27

[앵커]
어두운 밤, 폭우가 쏟아지는 횡단보도 한복판에 혼자 휠체어를 타고 건너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보행 신호도 곧 바뀔 듯한 긴박한 상황이었는데요. 한 버스기사가 그야말로 번개처럼 뛰어나가 휠체어를 밀어줬습니다. 불과 30초 사이에 일어난 일에 많은 이들이 감사를 전했습니다.

조윤정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신호 대기 중이던 시내버스 기사가 안전벨트를 풀고 다급히 뛰쳐나갑니다.

휠체어를 타고 강남대로 10차선 횡단보도 위를 힘겹게 건너던 여성에게 다가가더니 뒤에서 밀고 쏜살 같이 달립니다.

버스기사 이중호 씨는 녹색불이 깜빡이면서 곧 빨간불로 바뀔 상황이 된 걸 보고 저절로 몸이 움직였다고 했습니다.

이중호 / 버스 기사
"몸이 반응한 것 같아요. 위험하다는 생각밖에 안 했어요."

지난 13일 밤 서울엔 폭우가 쏟아져 앞이 잘 안 보일 정도여서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중호 / 버스 기사
"누구라도 그렇게 했을 거고요. 단지 '제가 그 시간에 거기에 있었을 뿐이다' 그 정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씨가 여성을 안전하게 건너게 하고, 운전석에 다시 앉을 때까지 걸린 시간은 30초 정도였습니다.

횡단보도 길이는 70m 정도 됩니다. 휠체어 없이 뛰어도 12초는 나옵니다.

"번개맨 같았다. 감사하다"는 목격담이 SNS에 올라오면서 이 씨의 선행이 알려졌고, 470번 버스를 운영하는 회사 홈페이지에도 감사 인사가 이어졌습니다.

TV조선 조윤정입니다. 

뉴스제보
이메일(tvchosun@chosun.com)
카카오톡(TV조선제보)
전화(1661-0190)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