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져보니] '7광구' 논의 재개…공동 개발 가능할까

김자민 기자 | 2024.09.26 21:39

[앵커]
한국과 일본이 대륙붕 '7광구' 개발을 논의하기 위해 내일 39년 만에 실무 협의에 나섭니다. 7광구 개발 불씨를 살릴 수 있을지 따져보겠습니다. 김자민 기자, 예전에는 제7광구라는 가요가 나올 정도로 관심이 컸는데 이제는 거의 잊혀진 존재가 됐거든요. 7광구가 어디에 있는 건지부터 설명해주시죠.

[기자]
한반도 삼면에는 8개의 광구가 존재합니다. 7광구는 제주도 남쪽에 위치해있는데요. 1969년 대만과 일본 사이 대륙붕에 석유가 풍부하게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유엔 보고서가 발표되자 이듬해 한국은 재빨리 7광구를 선포했습니다. 그리고 1974년 한국과 일본은 7광구와 4,5,6광구 일부를 공동개발구역으로 지정하는 협정에 서명했습니다. 이곳을 JDZ라고 부릅니다.

[앵커]
공동개발구역에 추정 석유 매장량은 얼마나 됩니까?

[기자]
유력한 추정치가 나온 적은 없습니다. 제대로 탐사를 한 적이 없기 때문인데요. 한일 양국은 1978년부터 10년에 걸쳐 7개 지점에서 시추를 진행했고 3개 시추공에서 소량의 석유와 가스를 발견하기도 했습니다. 일본은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를 내세워 2004년 공동개발을 일방적으로 중단했습니다.

이현석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
"굉장히 적은 탐사 자료를 가지고 저희가 현재 거기에 석유가 있을 거다 없을 거다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탐사를 좀 더 해볼 필요가 있다."

[앵커]
당시 일본이 공동개발을 중단한 속내는 뭡니까?

[기자]
1970년대 협정 체결 당시엔 대륙붕이 어디와 연결됐는지를 따져 개발권을 줬습니다. 7광구는 오키나와 해구 앞에 있지만 한반도 대륙붕의 줄기로 인정돼 관할권 주장이 가능했는데요. 그 사이 국제법 추세가 바껴 '거리 기준'이 원칙이 되면서 배타적경제수역, EEZ가 설정됐습니다. 이에 따르면 7광구의 대부분이 일본에 속하게 됩니다.

[앵커]
이 지역은 한일 뿐 아니라 중국도 가까운데요, 중국은 개입하려고 하지 않습니까?

[기자]
중국은 7광구 상당 부분이 중국에서 뻗어나간 대륙붕이고 JDZ 지역 일부분은 자국의 배타적경제수역이라고 주장합니다. 중국은 이미 7광구 서쪽 해상 유전들에서 석유와 천연가스를 뽑아올리고 있는데 한일 협정이 종료되면 7광구 개발권까지 적극 주장할 가능성이 큽니다.

[앵커]
내일 실무 협의에서 한국은 다시 공동개발을 하자고 할텐데 일본이 받아들일까요?

[기자]
이 협약은 내년 6월부터 양국 중 한쪽이 먼저 종료를 선언할 수 있습니다. 한국한테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현행 공동개발협정을 그대로 이어가는 겁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일본의 독자 탐사와 중국의 개발권 주장인데 7광구는 대륙붕 주장이 중첩되는 구역이라 협정이 종료되더라도 일본의 단독 개발은 어려울 가능성이 큽니다.

정민정 /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우리가 가진 유일한 레버리지는 아마 중국을 생각을 해서 너희 협정을 종료시키면 안 된다. 연장을 해서 이 체제 그대로 가자 이렇게 일본을 설득하는 게 그나마 가장 설득력 있는 거라고 우리 쪽에서 생각을 하고 있죠."

[앵커]
에너지 확보를 위한 세계 각국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잖아요. 공동 개발 합의라는 경제협력 성과를 거둬야겠네요. 김 기자 수고했습니다.

뉴스제보
이메일(tvchosun@chosun.com)
카카오톡(TV조선제보)
전화(1661-0190)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