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지도부 공습은 암약한 이스라엘 스파이 덕분?

지정용 기자 | 2024.09.28 11:05

이스라엘이 27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외곽에 있는 헤즈볼라 본부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단행했다.

공습 이후 하산 나스랄라 사무총장을 비롯한 헤즈볼라 지도부와 연락이 두절되면서 이들이 사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7월 30일엔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외곽을 공습해 헤즈볼라 최고위 사령관인 푸아드 슈크르를 암살했다.

이달에는 베이루트를 또다시 공습해 헤즈볼라 정예 특수부대인 라드완 여단의 총사령관인 이브라힘 아킬 등 지휘관 약 16명을 제거했다.

이스라엘은 최근 헤즈볼라 대원들의 주요 통신수단인 무선 호출기(삐삐) 수천 대를 동시에 폭파하면서 가공할 작전 기획력을 자랑했다.

또 베이루트의 주택가 전자제품 매장으로 위장한 헤즈볼라의 무기 창고이자 안전 가옥을 폭격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은 레바논 시아파의 상징적인 인물인 나스랄라를 제거하겠다는 의지룰 명백하게 드러냈다고 텔레그래프가 분석했다.

30년 경력의 이스라엘 고위 정보 소식통도 "과거 이스라엘은 나스랄라 암살을 피했다. 국가 원수를 암살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저항을 목표로 이란 혁명수비대 주도로 창설된 헤즈볼라는 그동안 수많은 고위층이 암살당했다.

나스랄라의 전임자이자 이공동 창립자인 아바스 알 무사위가 1992년 이스라엘 헬리콥터의 공습으로 가족과 함께 살해당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때문에 헤즈볼라의 고위 지도자들은 이스라엘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은밀하게 움직여왔고, 헤즈볼라 내부에서도 이들은 '추적할 수 없는 유령'으로 통했다.

그런데도 이스라엘은 지도자 제거작업을 이어왔다.

베이루트아메리칸대학의 카샨은 이와 관련, 이스라엘 측 정보원의 헤즈볼라 침투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헤즈볼라는 원래 작은 단위로 긴밀하게 움직이는 조직이었지만 시리아 내전에 참전한 이후 조직이 커지면서, 이스라엘 정보원이 침투할 공간이 생겼다고 진단했다.

카샨은 "또 레바논의 빈곤은 이스라엘을 위해 활동하는 스파이들의 온상이 되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아직 헤즈볼라 시스템이 완전히 붕괴하지는 않았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영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의 리나 카티브 연구원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많은 지휘관이 남아있고 이란 혁명수비대가 군 지휘관을 보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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