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져보니] "추가교육 후 의사면허 부여"…한의협 제안 가능성은?

김자민 기자 | 2024.10.01 21:39

[앵커]
대한한의사협회가 의사 부족 문제 해결에 기여하겠다며 한의사를 추가 교육해 의사 면허를 부여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의사들은 강하게 반발하는데, 추가 교육으로 한의사에게 의사 면허 발급이 가능할지 따져보겠습니다. 김자민 기자, 한의사들을 얼마나, 어떻게 교육해서 의사 면허를 주자는겁니까?

[기자]
한의사들이 제안한 추가 교육 기간은 2년입니다. 2년이면 필수의료과목을 수료하고 공공의료기관에서 충분히 일할 수 있다고 보는건데요. 한의대와 의대의 교육 커리큘럼이 75%가량 유사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한의사협회는 의대와 한의대가 모두 있는 5개 대학에서 연간 최대 500명의 한의사를 뽑아 2년 교육한 뒤 국가시험을 거쳐 의사면허를 주면 의사 수급난을 빠르게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앵커]
한의사협의 주장대로 의대와 한의대의 교육 커리큘럼이 그렇게 비슷합니까?

[기자]
의대와 한의대는 똑같이 6년을 공부합니다. 한의대 예과에선 화학, 해부학 등을 비롯해 의대 예과와 같이 인체 공부를 위주로 합니다. 본과에선 치료법 위주로 교육이 이뤄지며 방향성이 좀 달라지지만, 양방 생리학, 양방 병리학 등을 전공 필수로 듣습니다.

김지호 / 대한한의사협회 기획·학술 이사
"기초 의학, 의생명과학이라고 저희는 표현을 하는데 해부학이나 생리학, 생화학, 병리학 이런 거 다 똑같이 배운다는 얘기인거죠. 본3, 본4 과정 정도의 실습, 양방에 대한 임상 과목이라든가 실습을 곁들인다면 충분이 의사로서 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을..."

[앵커]
의사들도 의대와 한의대의 교육 커리큘럼이 비슷하다고 인정합니까?

[기자
의료정책연구원이 올 6월 한의대 교육과정을 분석했는데요. 한의대 강의에 포함된 의대 강의 내용은 27.9%에 불과하다고 봤습니다. 의대 교과서에 비해 다루고 있는 질병의 범위와 가짓수도 적은데다 한의학 교수가 가르치는 현대의학 교육은 의미가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김교웅 /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 의장
"결국은 한의대 교수님이 가르칠 거란 말이에요. 근데 이분 자체도 보면 수술할 거를 CT나 MRI를 모르고 있다는 얘기예요. 75%가 겹치든 100%가 겹치든 제대로 학생들한테 환자를 치료할 수 있게 만드는 게 중요한 거잖아요."

[앵커]
사실 한의사들의 의사 면허 취득은 숙원사업과 같은 거잖아요. 의사들은 계속 반대를 하는거고요?

[기자]
의대와 한의대 통합 움직임이 없었던 건 아닙니다. 2015년 정부와 의사협회, 한의사협회가 '의료일원화 특별위원회'를 만들고 의대와 한의대를 통합하기로 했지만 무산됐습니다. 의료계의 의견 분열이 심했기 때문인데요. 의사의 절반만이 의료일원화에 찬성했고, 일원화 방식은 한의대와 한의사제도를 폐지로 해야한다는 게 70%가 넘었습니다.

[앵커]
다른 동양국가들은 전통의학을 어떻게 다루고 있습니까?

[기자]
중국은 전통의학인 중의학을 문화유산으로 여겨 교육과 면허, 의료기관 모두 통합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만은 우리처럼 이원화 체계지만 중의와 서의 이중면허를 획득할 수 있는 8년 복수전공과정이 있습니다. 일본은 전통의학을 공식적인 의료체계에서 인정하진 않지만 의과대학 내에서 전통의학을 가르칩니다.

[앵커]
의료 대란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의료계 내부 갈등에 이어 이제는 한의사들과의 케케묵은 갈등까지 수면 위로 올라오는 거 같네요. 김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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