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져보니] '꿈의 비만약' 이달말 출시…위고비가 뭐길래?

김자민 기자 | 2024.10.02 21:43

[앵커]
전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인 비만약 위고비가 이달 중 국내에 출시됩니다. 벌써부터 비만치료제 시장이 들썩이는데 어떤 약인지 하나하나 따져보겠습니다. 김자민 기자, 효과가 얼마나 좋길래 이렇게 인기가 많은 겁니까?

[기자]
위고비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2021년 출시한 비만 치료제입니다. 음식을 먹으면 장에서 GLP-1이란 호르몬이 분비되는데 이 호르몬은 '배부르다'는 브레이크 신호를 줍니다. 위고비는 이와 유사한 성분으로 적게 먹어도 포만감을 느끼고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배나 허벅지에 직접 주사하면 되는데 68주 투약 시 체중을 평균 14.9% 감량한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있습니다. 국내 1위 비만치료제인 삭센다보다 투약이 간편하고 효과가 좋은 셈입니다.

[앵커]
누구나 다 위고비를 사서 투약할 수 있는겁니까?

[기자]
위고비는 병원에서 처방받아야 하는 약입니다. 키와 몸무게로 계산되는 체질량지수가 30 이상인 비만환자가 대상인데요. 남자는 허리 36, 여자는 허리 34 이상의 복부 비만이 있는 경우입니다. 체질량지수가 27 이상이면서 한 가지 이상 동반 질환이 있을 때도 처방이 가능합니다.

[앵커]
날씬한 사람이 살을 더 빼려고 먹어도 되는 겁니까?

[기자]
앞서 말씀드린대로 위고비를 투약하면 '배불러, 그만먹어야지'라는 뇌 신호가 오기 때문에 날씬한 사람도 살을 더 뺄 수 있긴 합니다. 하지만 위고비 자체가 비만 환자 대상이고 엄밀히 말하면 여러 가지 질환의 대사를 개선시키기 위해 쓰는 치료제입니다.

심경원 / 이대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나 한 2~3kg만 빼고 싶다, 5kg 빼고 싶다해서 사용을 했을 때, 아직 비만이 아니거나 그냥 단순히 외형적인 목적이라든지 살을 조금만 빼고 싶다 해서 사용하기에는 가성비가 떨어질 수 있어요."

[앵커]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건 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거네요?

[기자]
위고비는 지금까지 8개 나라에서 출시됐고 4주 투약 기준 미국은 178만원, 일본은 38만원 정도입니다. 의약품 가격은 각 나라의 보험 제도에 따라 갈리기 때문인데 우리나라에선 비만 치료제는 비보험이라 환자가 전액 부담해야 합니다. 제약사가 약국에 공급하는 가격은 37만원대로 소비자가는 80만원대 안팎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15% 감량을 위해 1년5개월간 위고비 투약 시 약 1400만원이 들어갑니다.

[앵커]
일각에선 꿈의 비만 치료제라고도 하던데 약물이니깐 조심해야할 점도 있지 않을까요?

[기자]
가장 흔한 부작용은 구토, 설사 등이고 드물게는 급성 췌장염, 저혈당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가장 큰 부작용은 '요요 현상'인데요. GLP-1 기반의 비만 치료제는 체중 감량 효과는 획기적이지만, 약을 끊으면 빠르게 과거 체중으로 되돌아갑니다.

최형진 / 서울대 의대 해부학교실 교수
"다시 식욕이 올라가서 많이 먹게 되고 원래 체중으로 돌아오는데 근육은 줄어들고 지방은 많아지는 처음보다 더 나쁜 체형으로 돌아올 위험이 많습니다. 약에 의존하지 말고 근본적인 생활습관 변화를 위한 기회로 사용하는 게 좋겠다고"

[앵커]
질병 수준의 비만을 해결하기 위해 위고비 같은 비만치료제가 나오는거잖아요. 오남용은 경계해야겠군요. 김 기자,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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