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칼럼 오늘] 얼빠진 삼류 협잡

윤정호 기자 | 2024.10.02 21:52

"무명보다는 악명이 낫다… 난 사람들의 혐오를 즐깁니다." 

로저 스톤은 2016년 트럼프 대선 캠프의 책사이자 킹 메이커였습니다. "정치란, 추잡한 사람들을 위한 쇼 비즈니스" 라고 했지요.

"흑색선전과 돈만 있으면 미키 마우스도 대통령으로 만들 수 있다."

그는 '냉혹한 전략가' '더러운 협잡꾼'으로 불렸습니다. 킹 메이커를 자처하며 권모술수를 부리는 참모에게 보스가 등을 돌립니다.

"자네는… 정치를 하면 안 되는 사람이었네… 절대로!"

공천을 기대했던 참모는 삼류 본색을 드러냅니다. 상대편 정치인을 찾아가 보스를 낙선시킬 전략을 귀띔합니다.

삼류는, 보면 압니다. 소설가 김영하가 말했듯 '잡범 라벨'을 이마에 붙이고 다닙니다. 음습한 그늘에서 수작질을 주고받으며 농간을 꾸밉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 갈등의 새 뇌관으로 또 녹취가 등장했습니다. 김건희 여사 통화를 녹음하고 명품 수수 사건에 관여했던 유튜브 채널 '서울의 소리' 작품입니다. 그렇게 당하고도 정신을 못 차렸을까요.

시민소통비서관 직대까지 지낸 김대남 씨는, 열한 달 사이 다섯 시간 통화를 했습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 대표를 때리는 '기획'을 꾸몄습니다. 쓸 거리를 던져줬고 경쟁자가 한 대표를 공격하는 소재가 됐습니다.

김 여사에 관한 언급도 있습니다. "한 대표에게 배신감이 들었다. 한 대표를 치면 좋아할 것이다."

김 씨는 총선에 출마하려고 대통령실을 나왔지만 낙천했습니다. 그러다 전당대회 끝나고 서울보증 감사가 됐습니다. 연봉 3억 원, 2인자 자리입니다.

한 대표 측은 배후가 있다고 의심합니다. 대통령실은 김 씨가 김 여사와 일면식이 없다고 했습니다. 개인 일탈이라는 얘기입니다.

적어도 분명한 건, 여당 대표를 겨냥한 농간이 벌어졌다는 사실입니다. 윤-한 갈등, 별의별 양상으로 터져 나오더니 급기야 이런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리고 '맹탕 만찬' 여드레 만에 한 대표를 제외한 용산 만찬이 열리고 있습니다.

'세상은 온통 권세와 이득을 좇는 풍조가 휩쓸고 있다.' 추사의 호통이 이 시대 협잡 난장판에 던지는 일갈인 듯 귀를 울립니다.

10월 2일 앵커칼럼 오늘 '얼빠진 삼류 협잡'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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