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갱단 공격에 주민 70여 명 사망…"젖먹이도 숨져"

지정용 기자 | 2024.10.05 10:07

치안 불안에 떨고 있는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에서 악명 높은 갱단이 한 마을을 공격해, 젖먹이와 산모 등 70여 명이 숨졌다.

4일(현지시간) 아이티 경찰(PNH)에 따르면 전날 서부 아르티보니트주(州) 해안가 퐁손데 지역에서 중무장 갱단원들이 경찰 기지를 공격한 뒤 인근 마을 주민을 상대로 총격을 가했다.

AFP는 유엔을 인용, 최소 70여 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현지 일간 아이티언타임스는 정부 공식 집계가 나오진 않았으나, 주택 40여 채가 불타고 주민 수백 명이 경찰에 'SOS' 요청을 하며 거주지를 떠났다고 전했다.

아이티의 인권운동가 베르티드 오라스는 '마지크9' 라디오 방송에서 "거리에는 시신이 널브러져 있는데, 희생자 중에는 젊은 산모와 갓난아기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고 AP는 말했다.

아이티 총리실은 공격 주체가 그랑 그리프 갱단이라고 적시했다.

그랑 그리프는 10여년 전 국회의원이었던 프로판 빅토르가 아르티보니트 지역에서 자기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젊은이들을 무장시켜 만든 폭력 집단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는 럭슨 앨런이라는 이름의 남성이 이 갱단을 이끌고 있다.

지난달 미국은 빅토르와 앨런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AP는 보도했다.

서반구 최빈국으로 수십년간 빈곤, 자연재해, 정치적 불안정에 시달려온 아이티는 2021년 7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 피살 이후 사실상 '무법천지'로 전락했다.

대부분 미국에서 밀반입된 것으로 알려진 살상용 무기로 무장한 아이티 갱단은 민간인에 대한 살인·납치·성폭행뿐만 아니라 현지 경찰관들을 직접 겨냥한 테러 공격을 서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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