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자체 감사서 "유시춘, 정육점·반찬가게서 업추비 사적 사용…정권 바뀌자 사용액 급감"

정민진 기자 | 2024.10.09 14:52

EBS가 유시춘 이사장을 자체 감사한 결과 정육점과 반찬가게에서 20여차례 업무추진비를 사적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EBS 감사실은 지난 5월 김유열 사장에게 유시춘 이사장이 사적용도로 집행한 업무추진비 1600여만원을 회수하고 '주의' 징계 조치 처분을 통보했지만, 김 시장은 규정을 어기고 집행하지 않았다.

국민의힘 김장겸 의원실이 9일 EBS로부터 확인한 결과 "감사실은 사용 내역이 담긴 영수증을 하나 하나 점검했고, 유 이사장이 정유점과 반찬가게에서 업무추진비 270여만 원을 사용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EBS 자체 감사에 따르면 유 이사장은 업무추진비로 반찬가게에서 7차례에 걸쳐 36만원을, 정육점에서 22차례에 걸쳐 234만원을 사용했다.

또 유 이사장은 주말과 공휴일, 어린이날에도 '직원 의견 청취' 명목으로 제주도와 경상북도, 강원도 등에서 30여 차례에 걸쳐 업무추진비를 써왔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한 뒤 업무추진비 사용 빈도와 액수가 급감했다.

유 이사장은 TV조선에 "제 업무추진비는 월 100만원 남짓한 액수로 사적 유용은 전혀 없었다"며 "6년 전 메모와 다이어리까지 확인해가며 적극 소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감사 과정에서 유 이사장에게 5차례에 걸쳐 소명 기회가 주어졌고, 감사 이후 193건 가운데 단 한 건에 대해서만 이의신청이 받아들여졌다.
 

 

EBS 감사실은 이 같은 내용을 종합해 지난 5월 김유열 사장에게 유 이사장이 사적용도로 집행한 업무추진비 1686만원을 회수하고, '주의' 징계 조치 처분을 통보했지만, EBS 경영진은 검찰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5개월째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EBS 자체 감사 규정에는 감사 결과 확정 통보 이후 2개월 내 집행하도록 돼 있지만, 경영진이 이를 어긴 것이다. 현 김유열 사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됐다.

EBS 관계자는 "여태 업무추친비 부당 사용 사례가 많았지만, 감사실의 업무추진비 회수 결정에도 지금까지 집행되지 않고 있는 건 유 이사장이 유일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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