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칼럼 오늘] 끌어내리지 말고 끌어내리자
윤정호 기자 | 2024.10.10 20:50
이랬다 저랬다 변신의 귀재 카멜레온은 '최종 병기'가 혀입니다.
초속 3.5미터로 번개같이 낚아챕니다. 이 소녀는 눈 깜짝할 새에 눈을 잃을 뻔했습니다.
카멜레온 같은 혀라면, 한번 뱉은 말도 자유자재 삼키고 또 뱉을 수 있겠습니다.
"바나나 먹으면 나한테 반하나. 지금 너 불만 있냐. 아니 물도 있어…" 실없이 혀를 놀리는 말장난, '아재 개그' 라고 하지요.
"아재 개그(아저씨) 아저씨군(아재아재)…" 언어 유희를 구사한 공익광고입니다.
"밟지 말고 밟으세요! 올리지 말고 올리세요!"
이재명식 어법에 대입해 본다면 아마도 이쯤 아닐까요. '끌어내리지 말고 끌어내리자.'
이 대표는 지난해부터 윤석열 정권을 겨냥해 '끌어내리자'고 공언해 왔습니다.
며칠 전엔 하루 세 번 외쳤습니다. "끌어내리는 게 민주주의" 랍니다.
민주주의 절차에 따라 공직자를 도중에 끌어내리는 게 탄핵입니다.
국민이 선거로 뽑은 공직자 중에 탄핵 대상은 대통령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뻔한 주장을 실컷 해놓고 말했습니다.
"저는 탄핵 얘기한 일이 없잖아요. 자기들끼리 막 탄핵 얘기해요."
그러고는 또 '끌어내리자'고 했습니다. 말 뱉고 삼키고 뱉기가 전광석화 같습니다.
민주당에서 '대통령 탄핵'은 공공연한 말입니다. '탄핵 발의를 위한 의원 모임'도 만들었습니다.
외부 탄핵 집회에 나가고, 좌파 단체 탄핵 행사도 국회에서 열어줬습니다.
그런데 대표는 탄핵하자는 게 아니랍니다. 현실로 닥쳐오는 사법 리스크 방탄으로 비칠까 봐 그런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하지만 방탄용 아니라는 이가, 거리에 얼마나 될지 궁금합니다.
넘쳐나는 궤변과 요설을 시인이 걸쭉하게 꾸짖습니다.
'건 또 무슨, 육개장에 보리밥 마는 소린감? 수숫대도 아래위 마디가 있는 건데, 시먹은 소리 허들 말게…'
이 대표가 버젓이 말을 바꾸고 뒤집은 사례, 헤아리기도 벅찹니다. 하나만 다시 들어봅니다.
"우리 박용진 후보도 공천 걱정하지 않는 그런 당, 확실하게 만들겠습니다!"
10월 10일 앵커칼럼 오늘 '끌어내리지 말고 끌어내리자'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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