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할매래퍼' 서무석 할머니 암으로 위중…"시한부 판정에도 공연해와"

노도일 기자 | 2024.10.13 17:08

평균 연령 85세 8인조 할머니 래퍼 그룹 '수니와칠공주'로 활약 중인 서무석(87) 할머니가 혈액암 증세로 위중한 것으로 밝혀졌다.

오늘(13일) 경북 칠곡군에 따르면, 서 할머니는 지난해 8월부터 수니와칠공주 래퍼로 활동해오다 지난 1월 림프종 혈액암 3기 판정과 함께 시한부 3개월 판정을 받았다.

암 투병 사실이 알려지면 그룹에서 활동을 만류할까봐 가족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에게는 투병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 할머니는 투병 중에도 각종 방송에 출연하거나 정부 정책 홍보영상, 뮤직비디오 제작에 참여했다. 지난 4일에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한글 주막 개막식' 공연에 오르기도 했다.
 

 

서 할머니의 장녀인 전경숙(65)씨는 "가족들이 이제 랩을 그만둬야 하지 않냐고 말렸지만 엄마가 '주변에는 알리지 말아달라'고 했다"면서 "랩을 하며 행복해하는 모습에 차마 더 이상 말릴 수 없었다"고 했다.

이어 "엄마는 평생 누리지 못했던 천국 같은 1년을 보냈다. 랩을 하면서 느끼는 행복감으로 암을 이겨내 6개월을 더 살고 있다"고 전했다.

수니와칠공주는 지난해 8월 칠곡군 지천면에 사는 할머니들이 결성한 평균연령 85세의 8인조 래퍼 그룹이다.

'오빠들은 모두 공부를 시켰어, 딸이라고 나는 학교 구경도 못했어'라는 가사 등 어린 시절 겪은 서러움을 익살스럽게 풀어내 큰 인기를 얻었다. 로이터와 AP 통신, 중국 관영 중앙TV(CCTV), 일본 공영방송 NHK 등도 할머니를 취재한 바 있다.

수니와 칠공주의 랩 선생님이자 매니저인 정우정(52)씨는 "할머니가 12살 때 너무 공부하고 싶은데 종이가 없어서 시멘트 봉지를 찢어서 성냥에 불을 붙여 글씨를 쓴 일화를 최근 시로 쓰신 적이 있다"며 "랩으로 글자를 배우고 다른 사람들에게 박수를 받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많이 느끼셨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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