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지득'·'건정'…접근 어려운 법률용어, 개정은 험난
안혜리 기자 | 2024.10.13 19:30
[앵커]
지득, 건정. 혹시 이 단어들의 뜻을 아시는지요? 법률 용어인데, 너무 생소하죠. 이런 단어들 때문에 일반인들은 판결문을 읽어도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는게 현실입니다.
하지만 용어를 바꾸는 것도 쉽지가 않다고 하는데, 그 이유를 안혜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일반 시민들에게 법률 용어를 보여준 뒤 뜻을 아는지 물었습니다.
용연옥 / 경기 군포시
"미술 용어 같은데 보니까 한문 용어네요. 깊이 있는 낱말 같아요 모르겠어요."
유성환 / 인천 서구
"어..네 더 모르겠어요."
판결문에 자주 등장하는 '조각'은 '물리치다'를 의미하고, 형사소송법에 등장하는 '건정'은 잠금 장치를 의미하는데, 사전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말입니다.
'알게 되다'는 뜻의 지득도 평소에 쓰지 않는 말입니다.
김세중/ 언어학자
"'지득하다'이런 말은 일본어에서 쓰던 말들이 거든요. 국어에는 쓰이지 않는 말인데, 그런 말이 우리 법에 들어왔고, 지금도 그대로 남아있는 거죠."
한국법제연구원이 실시한 실태 조사에서 응답자 3400명 중 절반 이상이 법률 용어가 어렵다고 답했습니다.
법제처가 법률과 하위 법령의 용어 정비를 추진했지만 지난 19대와 20대 국회에서 개정안이 처리되지 않아 자동 폐기됐습니다.
전병희 / 법제처 법령용어순화팀 사무관
"신중하게 접근을 하다 보니까,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서 열심히 추진하려고…"
자칫 용어 순화가 의미를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국민들이 법률 영역에 쉽게 접근할 수 없도록 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옵니다.
TV조선 안혜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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