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한국은 머니머신…집권하면 방위비 연간 13조 원 받을 것"

이정민 기자 | 2024.10.16 09:28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이 재임하면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비용(방위비 분담금)으로 연간 13조원을 지불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시간 15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시카고 소재 '시카고 경제클럽'에서 블룸버그통신 존 미클스웨이트 편집국장과 진행한 대담에서 "내가 거기(백악관)에 있으면 그들(한국)은 (주한미군 주둔 비용으로) 연간 100억 달러(약 13조원)를 지출할 것"이라며 "그들은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다. 한국은 머니 머신(Money Machine·부유한 나라)"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미는 이달 초, 2026년 방위비 분담금을 전년도 대비 8.3% 인상한 1조5천192억원으로 정하고, 2030년까지 매년 분담금을 올릴 때 소비자물가지수(CPI) 증가율을 반영키로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방위비 분담금 협정 문안을 타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거론한 연간 100억 달러는 한국이 2026년 지불할 액수의 9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미 대선이 임박한 가운데, 이날 발언을 감안할 때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가 승리해 재집권할 경우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재임 당시 한국에 50억 달러의 연간 방위비 분담금을 처음에 요구했지만 한국이 난색을 표해 일단 20억 달러를 내게 하고 그다음 해에 다시 50억 달러로 만들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서 그는 2021년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한 뒤 자신이 논의한 내용을 다 뒤집었다며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는 한국을 사랑하고, 그들은 멋진 사람들이며 극도로 야심찬 사람들"이라고 말하면서 "우리는 그들을 북한으로부터 보호한다"며 "북한은 핵무력이 상당한데, 나는 그들,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매우 잘 지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이어서 "그들(한국)은 아무것도 내지 않았다"며 "이것은 미친 일"이라고 말한 뒤 재임 시절 한국산 트럭에 대해 관세를 부과한 사실을 언급했다.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위한 한국과의 논의 과정을 설명하면서는 2만8천500명 수준의 주한미군 규모를 재차 '4만명'으로 거론하면서 주한미군이 위험한 상황에서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는 한국에 '미안하다. 당신들은 당신들 군대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우리 군인 4만 명이 거기 있다. 당신들은 비용을 내야 할 것이다. 당신들은 매우 부유한 나라가 됐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트럼프는 이어서 "그들은 '안된다. 우리는 지불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한국전쟁 이래로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다'고 했고, 나는 '안된다. 당신들은 (돈을)내야 한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한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의 국방비 가이드라인인 '국내총생산(GDP)의 2%'를 넘는 2.5% 수준을 국방비로 지출하고 있고 주한미군 주둔비용도 한미가 대등한 수준으로 부담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트럼프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트럼프가 잘못 언급한 주한미군 규모와, 한국이 돈을 내지 않고 있다는 주장이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들 표심을 겨냥해 과장한 측면이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미국이 국민 세금으로 군인들을 위험한 곳에 파견해 부유한 한국을 보호해주고 있고, 한국은 안보에서 무임승차하고 있다'는 트럼프의 인식에 변함이 없음을 확인해준 대목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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