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령 '진달래'·화천 '봄철쭉'…가을 없는 '널뛰기 날씨'

이승훈 기자 | 2024.10.18 21:30

[앵커]
보셨듯, 올해는 계절에서 가을이 빠진 느낌마저 드는데요. 실제 올 여름 무더위 여파로 가을치고도 높은 기온이 이어지면서 설악산 한계령에선 봄꽃인 '진달래'가 화천에선 '봄철쭉'도 폈습니다. 반면 널뛰는 날씨 탓에 단풍은 예년보다 늦어지고 있습니다.

이승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해발 1000m 설악산 한계령. 바위 절벽과 산속 오솔길을 따라가다 보니 여기저기 연분홍 꽃이 보입니다.

4월 전후 만개하는 봄꽃 진달래가 10월 중순에 다시 꽃망울을 터트린 겁니다.

설악산에는 지난주부터 이렇게 활짝 핀 진달래가 등산로 곳곳에서 관측됐습니다.

가을 단풍 대신 진달래를 마주한 등산객들은 그저 신기하기만 합니다.

김성현 / 부산시 해운대구
"뜻하지 않게 그런 것을 본다는게 덥다가 기온이 갑자기 떨어지니까. 좀 그렇다고…."

대부분이 산지인 화천에서도 진달래와 비슷한 봄철쭉이 피는 등 봄꽃이 가을에 다시 피는 건 이례적인 고온 현상 때문입니다.

실제 지난달 강원도 평균 기온은 22.2도로 역대 9월 중 가장 더웠습니다.

반면 널뛰는 날씨에 지각 단풍은 제대로 색을 내지 못하고 빨리 떨어지고 있습니다.

김홍빈 / 인천시 서구
"단풍색이 굉장히 밝게 빨갛고 이렇게 색이 나타나는데 올해는 조금 뭐라고 할까 약하게 물들었다."

가을다운 가을이 점점 사라지고 있는 건데, 최근 10년 동안 우리나라 가을의 평균 길이는 64일로, 100년 전보다 열흘 정도 줄었습니다.

권보람 / 강원도산림과학연구원 녹지연구사
"10년 15년 장기간 동안 일주일 이상 단풍과 낙엽이 늦어지고 있으며 여름이 덥고 길어지는 등…."

일 년에 두 차례 꽃을 피운 탓에 당장 내년 봄에 필 꽃이 줄어드는 등 생장에도 악영향이 우려됩니다.

TV조선 이승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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