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앵커]
최근 길고양이 학대 사건이 자주 벌어지고 있는데요. 서울에서 한 남성이 집을 통째로 버리거나 우산으로 위협하며 길고양이를 학대하는 모습이, CCTV에 고스란히 찍혔습니다. 이 같은 학대는 2년간 거의 매일 벌어졌다고 합니다.

송민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늦은 밤, 한 남성이 공원(서울 강동구 D공원)을 서성이며 무언가를 찾습니다.

잠시 후, 풀숲에 놓인 길고양이 밥그릇과 집을 양손에 들더니, 쓰레기 집하장으로 가서 버립니다.

고양이에게 우산을 휘두르거나 돌을 던지기도 일쑤. 심지어 고양이 사료가 담긴 그릇 안에 파란색 쥐약을 섞어놓기도 합니다.

A씨 / 인근 주민
"이상하다 해가지고 사진을 찍어서 지인들한테 보냈더니 그게 쥐약이라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고양이들이 그 사람 발자국 소리만 들려도 그냥 도망을 가기 바쁘죠."

집을 없앤 나머지, 새끼 고양이가 얼어죽기도 했습니다.

B씨 / 인근 주민
"(지난 겨울) 영하 16도였는데, 새끼 고양이는 갈 곳이 없다 보니까 얼어 죽어 있었어요, 두 마리가."

2년에 걸쳐 고양이를 괴롭힌 60대 남성은 "사람이 먼저라 그랬다"고 말합니다.

이 모 씨 / 길고양이 학대 남성
"(왜 고양이를 내쫓으세요, 밥 먹는 애를?) 사람이 중요한 거지, 동물이 중요한 건 아니죠. 나 고양이 싫어요."

주민들의 신고 끝에 이 남성은 올해 4월, '재물손괴' 혐의로 벌금 30만원을 선고받았습니다.

최대 징역 3년형인 '동물학대' 혐의가 적용되지 않은 건, 피를 흘리거나 사체로 발견되는 등의 직접적인 학대 증거가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최근 천안에서도 한 남성이 고양이 몸에 불을 지르는 등 주인 없는 길고양이들을 상대로 한 잔인한 사건들이 잇따르면서, 처벌 강화 등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습니다.

TV조선 송민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