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콜릿 깠더니 마약"…200억대 필로폰 밀반입한 나이지리아 마약 조직 검거
조유진 기자 | 2024.11.21 13:04
나이지리아에 거점을 두고 해외 마약상들과 연계해 국내에 20만명이 동시에 투약가능한 필로폰을 밀반입한 해외 마약 총책과 운반책, 국내 유통책 등이 경찰에 붙잡혔다.
21일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특정범죄가중법(향정) 등 혐의를 받는 나이지리아 국적 50대 총책 A씨 등 18명을 입건하고, 이중 운반책 등 6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검거 과정에서 20만 명이 동시에 투약 가능한 분량인 시가 200억 원 상당의 필로폰 6.15kg을 압수했는데 2kg가량은 이미 유통된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아직 검거 전으로, 경찰은 A씨에 대해 인터폴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지난 9월 경찰청이 주최한 '국제 마약수사 컨퍼런스'에서 나이지리아 마약단속청에 공조를 요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 조직은 지난해 12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올해 4월과 10월에는 각각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필로폰을 국내로 밀반입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에 있는 조직원과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국내 반입에 성공한 필로폰 사진을 국내 마약상에게 전달해 인증받는 방식으로 거래를 성사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과거 국내에서 7년간 거주하다가 외국인에게 대마를 판매한 사실이 적발돼 지난 2008년 해외로 추방된 전력이 있다.
일당은 마약류를 교묘하게 은닉해 통관을 피하는 수법을 이용했다. 지난 4월 멕시코시티에서 들여온 필로폰 3㎏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멕시코 초콜릿의 포장지를 벗겨 내용물과 같은 무게, 모양의 필로폰 덩어리로 교체해 다시 개별 포장했다.
지난달 캐나다 토론토에서 밀반입한 필로폰 3㎏은 등판을 뜯어낸 배낭 안에 진공 포장된 상태로 숨긴 뒤, 그 배낭을 다시 커피가루가 뿌려진 여행용 캐리어에 넣어 마약 탐지견을 속였다.
이들은 온라인에서 '한국에서 대출이나 투자금을 받을 수 있게 해주겠다'며 포섭한 고령의 외국인을 마약 운반책, 일명 지게꾼으로 활용해 단속과 처벌을 피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 3월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앞서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검거된 3건의 필로폰·대마 밀수 사건이 A씨의 지시로 이뤄진 사실을 확인하고 A씨 등 나이지리아인 7명을 범죄집단 조직·가입·활동죄로 별도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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