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 재판' 이재명, 한숨 돌렸지만 사법리스크 '여전'
황정민 기자 | 2024.11.25 21:17
[앵커]
정치권에선 선거법 위반보다 위증교사 재판이 이재명 대표에게 더 치명적일 수 있단 전망이 적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오늘 무죄 판결로 이 대표는 일단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됐습니다. 정치부 황정민 기자와 이번 판결의 정치적 의미와 전망,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황 기자, 이 대표가 무죄 선고 직후에 '죽이는 정치가 아니라, 서로 공존하고 함께 가는 정치를 하자'고 했는데, 언뜻보면 협치 제안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봐야 하나요?
[기자]
죽이는 정치 그만하자, 살리는 정치하잔 말은 이 대표가 정치적 위기 상황에서 벗어난 이후에 종종 했던 말입니다. 올해 1월, 흉기 피습을 당한 뒤 퇴원할 때도 '상대를 죽여 없애야 하는 전쟁 같은 정치를 종식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고요. 지난해 구속 영장이 기각된 이후에도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해 9월)
"이제는 상대를 죽여 없애는 전쟁이 아니라 진정한 의미의 정치로 되돌아가길 바랍니다"
[앵커]
하지만 정국은 항상 그 반대로 흘러오지 않았나요?
[기자]
네, 여당도 책임이 없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민주당 역시 '살리는 정치'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이번에도 선고 이후 민주당은 김 여사 특검은 물론, 검사 3명에 대한 탄핵 추진을 관철하겠단 뜻을 거듭 확인했습니다. 양문석 의원은 오늘 선고 뒤 "이제 우리는 거침없이 탄핵의 길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야당 대표에 대한 정치탄압을 부각하며 대여 총공세에 나설 가능성이 커보입니다.
[앵커]
위증교사까지 중형이 선고된다면 이 대표 체제에도 균열이 생길 수 있단 전망이 있었는데, 이 대표 리더십은 당분간 흔들리지 않는다고 봐야겠죠?
[기자]
아무래도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주명야동', 낮엔 이재명이지만 밤엔 동요한다는 전망까지 있었지만, 일단은 '밤에도 이재명'일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 겁니다. 이번 판결을 예의주시했던 비명계 인사들도 당분간은 정치적 활동 공간이 줄어들 거란 전망이 나옵니다. 선거법 1심 유죄 선고 땐 반응을 보이지 않았던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번엔 "다행이고 안심"이란 글을 SNS에 올렸습니다.
[앵커]
물론 이 대표가 한 고비를 넘긴 건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대표가 받는 재판만 5개잖아요. 사법리스크는 여전하다고 봐야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인 징역 1년이 선고된 선거법 위반 재판이 빠르면 6개월 안에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나올 수 있고요. 앞서 설명해드린대로 위증교사 역시 논쟁적인 법리공방이 적지 않은 만큼, 이 대표로선 2심 재판을 안심하긴 이른 상황입니다. 이 대표 역시 같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죠. 1심에서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받은 이화영 전 부지사의 대북송금 2심 재판도 오는 금요일인 29일 예정돼 있습니다. 민주당이 변호인 강화를 검토하고 있단 얘기가 나오는 것도, 결국 사법리스크를 넘지 못하면 대선 출마 역시 쉽지 않다는 현실적인 판단 때문으로 보입니다. 앞서 선거법 징역형 이후 선거법이든, 위증교사든 2심까진 보고 '플랜B'를 생각해야 한다는 당 관계자의 언급을 전해드린 바 있는데요. 1심 선고 만을 갖고 향후 행로를 판단하긴 더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앵커]
사법리스크가 여전한 만큼, 대여 투쟁 역시 더 거칠어질 것 같단 생각이 드는데, 이 대표가 말한 '살리는 정치', 우리 국민들이 언제쯤이나 볼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는 생각도 드네요. 황 기자, 잘 들었습니다.
뉴스제보
이메일(tvchosun@chosun.com)
카카오톡(TV조선제보)
전화(1661-0190)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