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세 참전용사 "언젠간 우리 형님도 찾겠죠"…6·25 전사자 합동영결식서 '눈물'
이승훈 기자 | 2024.11.27 21:34
[앵커]
6·25 전쟁이 휴전에 접어든지 71년이 지났지만, 12만 명이 넘는 참전용사들은 아직도 가족 품으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오늘 화천에서는 참전용사 유해 44구에 대한 합동 영결식이 열렸는데요. 92살의 노병은 전우들의 넋을 기리며 함께 참전한 친형의 유해가 하루빨리 돌아오길 바랐습니다.
이승훈 기자입니다.
[리포트]
하얗게 변한 설산을 뒤로하고 의장대들이 태극기로 감싼 상자를 천천히 옮깁니다.
71년 전, 휴전을 앞두고 치열한 고지전이 벌어진 화천 지역에서 산화한 6·25 참전용사 유해입니다.
합동 영결식에 참석한 92살 노병은 차디찬 땅속에서 돌아온 전우들을 눈물로 맞이하며, 아직 찾지 못한 형님의 유해도 하루빨리 찾길 기원했습니다.
박영택 / 6·25 참전용사
"어디서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밝혀지지 않아서 오늘 이렇게 영결식을 하고 보니까. (울먹) 형님 생각이 많이 납니다."
육군 2군단은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과 함께 지난 5월부터 이번달까지 발굴작전에 나서 유해 44구와 유품 1만3240여 점을 수습했습니다.
신민수 / 50여단 병장
"(제 손으로)찾은 것에 너무 기쁘고, 다시 가족분들에게 돌아가서 너무 기쁘다고 생각…."
머리뼈와 갈비뼈 등 형태가 온전한 완전 유해 10구도 찾았는데, 그동안 발굴된 유해 중 완전한 형태가 10%도 되지 않는 점에서 올해 발굴은 더욱 의미 있었습니다.
채행기 / 2군단 유해발굴단 소령
"마지막 한 분까지 조국의 품으로 모시기 위해서 지금도 (발굴을) 하고 있고…."
화천을 비롯해 6·25 전쟁 격전지 36곳에서 올해 수습한 유해는 모두 207구.
지난 2000년부터 1만1000구를 수습했지만 아직도 이땅을 지킨 6·25 참전용사 12만2000명은 가족의 품에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TV조선 이승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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