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반군, 53년 독재정권 턱밑까지 진격…중동 정세 또 발칵
강상구 기자 | 2024.12.08 10:52
시리아에서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이 주도하는 반군이 파죽지세로 진격하면서 53년째 대물림해온 아사드 독재 정권이 붕괴 직전으로 내몰렸다.
반군이 수도 다마스쿠스로 향하는 요충지인 제3의 도시 홈스에 진입했다.
HTS 지휘관 하산 압둘 가니는 텔레그램 성명에서 "홈스를 완전히 해방시켰다"며 "홈스의 감옥에서 수용자 3천500명을 풀어줬다"고 주장했다.
영국에 본부를 둔 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도 시리아 정부군이 홈스에서 철수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시리아 국방부는 "도시 주변에 배치된 군대가 견고한 방어선을 구축해 안정적으로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며 홈스 함락설을 전면 부인했다.
다마스쿠스 북쪽으로 약 160㎞ 거리에 있는 홈스는 서쪽 지중해 연안 요충지와의 교차로에 자리 잡고 있어 전략적 중요성이 크다.
반군은 다마스쿠스 남쪽 이스라엘 접경지인 다라 지역도 장악, 정부군을 양방향에서 압박하고 있다.
AP통신은 "홈스를 잃는다면 반군에는 결정적 승리가, 정부군에는 치명타가 될 것"이라며 "전문가들은 홈스 함락이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 본다"고 전했다.
궁지에 몰린 아사드 대통령은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효과가 있을지는 미지수다.
블룸버그통신은 아사드 대통령이 레바논 헤즈볼라 등 이스라엘이 배후에 있는 무장단체와의 모든 관계를 끊는 대신 서방이 개입해 분쟁의 확대를 막는 방안을 아랍에미리트(UAE)를 통해 미국에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또 반군이 정권을 잡을 경우 시리아 내의 기독교 소수민족이 박해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미국에 전달하기 위해, 기독교 지도자를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에게 파견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리아가 엉망이지만 우리의 우방은 아니며 미국은 시리아와 관련해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한다. 이건 우리의 싸움이 아니다. 그대로 둬라. 개입하지 말라"고 말했다.
친아사드 진영인 러시아, 이란와 반군 쪽인 튀르키예는 유엔의 시리아 특사 예이르 페데르센과 그 밖의 중동 국가들과 함께 카타르에서 열린 도하 포럼을 계기로 별도로 만나 시리아 내전 문제를 논의하고 정치적인 해결을 촉구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담긴 성명을 내놓지는 않았다.
러시아와 이란은 아사드 정권을 지원해왔지만, 튀르키예는 HTS 등 일부 반군 세력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러시아와 이란의 경우 각각 우크라이나 전쟁, 헤즈볼라가 벌이는 이스라엘과의 대리전 등에 발이 묶여 아사드 정권을 적극적으로 도울 여력이 부족하다는 분석이 많다.
NYT는 오히려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은 출구를 찾고 있다"며 "시리아에 파견했던 외교관들과 군 지휘관들을 철수시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2011년 시리아 내전 발발 13년 만에 수도 함락이 가시권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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