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친유럽 치올라쿠 총리 연임

이상배 기자 | 2024.12.24 20:13

루마니아에서 친유럽 성향의 새 연립정부가 23일(현지시간) 출범했다고 로이터, AP통신이 보도했다.

마르첼 치올라쿠 총리가 이끄는 새 내각은 이날 대통령궁에서 클라우스 요하니스 대통령에게 취임 선서 후 직무를 개시했다.

루마니아 의회는 앞서 이날 찬성 240표, 반대 143표로 새 정부 각료들을 인준했다. 인준 정족수인 233표를 가까스로 넘겼다.

루마니아 최대 정당 사회민주당(PSD) 대표로, 지난해 6월부터 총리를 역임 중인 치올라쿠는 새 정부의 출범과 함께 총리직을 이어가게 됐다.

그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가 직면한 정치적 위기는 신뢰의 위기이기도 하다"며 "새 정부는 시민과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복잡한 시기를 겪고 있지만 과거의 실수에서 많이 배웠다"며 "연정 상대들과 함께 지금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최선의 해결책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새 정부는 사회민주당을 중심으로 국민자유당(PNL), 헝가리인 민주연합(UDMR) 등 친유럽 성향의 정당으로 구성됐다.

루마니아는 최근 대통령 선거 투표 무효 논란과 극우 정치 세력의 급부상으로 정치적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달 24일에 치러진 대선 1차 투표에서는 친러시아 성향의 극우 후보 컬린 제오르제스쿠가 깜짝 1위를 차지했다.

유럽연합(EU)·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자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댄 루마니아에서 친러·반나토 성향의 극우 후보가 돌풍을 일으키며 결선 투표에 진출하자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제오르제스쿠 후보의 예상 밖 선전을 놓고 선거법 위반과 러시아 개입 의혹이 불거지자 헌법재판소는 결선 투표를 이틀 앞둔 지난 6일 대선 1차 투표 결과를 무효로 했다. 재선거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 1일 치러진 총선에선 사회민주당이 득표율 1위에 올랐지만, 과반 의석 확보에는 실패했다. 이에 반해 극우 정당과 반체제 정당, 친러시아 성향의 정당이 전체 득표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극우·반유럽 세력의 부상에 친유럽 성향 정당들은 극우 세력을 배제한 연정 구성에 합의했다.

AP통신은 새 정부의 출범으로 한 달간 지속된 루마니아의 정치적 혼란이 일단락됐다고 평가했다.

요하니스 대통령은 새 정부에 주어진 두 가지 주요 과제로 내년도 예산안 준비와 대통령 재선거 일정 수립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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