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칠고 투박한 아날로그의 아름다움…김영헌이 찾아낸 회화의 언어

박소영 기자 | 2025.01.10 21:49

[앵커]
오래된 브라운관 TV와 필름 영화, 지지직거리는 LP판, 거칠고 정돈되진 않았지만 따뜻한 정감이 있는 아날로그 매체들입니다. 이런 아날로그의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아낸 김영헌 작가의 개인전이 열렸습니다.

박소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동심원을 그리며 퍼져나가는 파장. 흐르던 것이 일순간 끊기고, 단절된 것이 다시 이어지며 독특한 리듬을 만들어냅니다.

김영헌 작가가 파장과 진동의 이미지에 매료된 건 아날로그 매체에 대한 향수 때문이었습니다.

매끈한 디지털 매체에서는 TV브라운관의 왜곡이나 필름 영화의 노이즈 같은 자연스러운 매력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김영헌
"아날로그 시대를 겪은 사람들은 필름 영화의 어떤 빛 노이즈라든지 LP판에서 탁탁 튀는 소리라든지 그런 소리들을 들으면서 자랐고, 그 전의 것이 옛날 것이지만 더 따뜻했다, 옛날 것이지만 더 부드러웠다…."

작업을 하는 동안 작가는 몸의 진동과 울림을 그대로 받아내며 그것을 캔버스 위에 쏟아냈습니다.

화폭 위 미세한 흔들림들은 그 흔적입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공존과 충돌은 성격이 다른 두 도구, 붓과 칼을 모두 사용한 데서 잘 드러납니다.

김영헌
"(아날로그 소릿골 같은) 커브가 없어지고 그걸 디지털로 치환하다 보니까 그 계단 사이에 숨어 있는 미세한 것들은 삭제됐다…"

김영헌 작가의 이번 개인전에선 미공개 출품작을 포함한 신작 총 30여 점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TV조선 박소영입니다. 

뉴스제보
이메일(tvchosun@chosun.com)
카카오톡(TV조선제보)
전화(1661-0190)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