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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틀 동안 겨우 70mm의 비가 내렸는데도 경남 합천의 한 마을은 완전히 침수됐습니다.
주민들은 마을 앞을 지나는 하천을 막고, 고속도로 다리 공사를 한 게 원인이라고 주장하는데, 이심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흙탕물 저수지로 변한 마을 진입로. 소방대원들이 보트를 끌고 들어갑니다.
이 마을엔 어젯밤 11시부터 인근 하천이 범람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주민이 손전등을 들고 마을을 돌며 대피하라고 알립니다.
"여기는 다 나가셨어? 물이 지금 여기까지 찼거든?"
밤새 주민 31명이 대피했습니다. 날이 밝아 다시 찾아간 집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습니다.
"{이런 건조기도 물에 들려서 넘어간 겁니까?} 뭐하러 (일부러)넘기겠어요, (무쇠)솥도 다 떠내려 갔잖아요."
대형 비닐하우스에는 이렇게 한창 수확중인 딸기가 자라고 있었는데요. 물이 넘치면서 모두 쓸모 없게 됐습니다.
조금만 늦었다면 자칫 목숨을 잃을 뻔한 주민도 있습니다.
이석순 / 피해 주민
"물이 내려오니 이만큼 물이 올라왔어. 침대에…여기 내가 섰을 때 머리 위까지 왔어. 목까지…."
합천엔 어제부터 오늘 새벽까지 70mm의 비가 내렸습니다.
많지 않은 강수량에도 마을이 침수된 이유는 뭘까?
김은정 / 주민
"도랑을 막은 그 자체만으로도 보기만 봐도 물이 어떻게 내려가겠습니까? 이건 100%, 200% 인재거든요"
고속도로 다리공사를 한다며 마을 앞 하천을 막았다는 겁니다.
시공사는 대신 지름 1m짜리 배수관 5개를 설치했습니다.
하지만 배수로가 부유물 등으로 막히며 하천이 마을로 역류한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공사 관계자를 상대로 수사에 나섰습니다.
TV조선 이심철입니다.